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심판 판정에 공개적으로 분노를 터트렸다.
인도네시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바레인 리파의 바레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바레인과 2-2로 비겼다.
선제골은 바레인의 몫이었다. 전반 15분 모하메드 마르훈이 먼 거리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슈팅을 날려 득점했다. 골문 구석으로 날아간 공은 골포스트를 때리고 골망을 갈랐다.
인도네시아가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라그나르 오랏망고엔이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29분엔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멋진 오른발 감아기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종료 직전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후반 추가시간은 원래 6분이 주어졌지만, 8분이 넘어가도록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리고 바레인은 마지막 코너킥 공격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치열했던 양 팀의 승부는 2-2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3으로 조 5위에 머물렀다. 1위는 일본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 바레인(이상 승점 4)이 나란히 2위권을 형성 중이다. 중국은 3연패로 최하위.
만약 인도네시아가 이날 이날 바레인을 잡았다면 단독 2위로 점프할 수 있었다. 원정에서 잘 싸운 인도네시아지만, 이번 무승부가 더욱 뼈아픈 이유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바레인과 인도네시아 두 팀 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잘 싸워줬다. 하지만 아쉬운 건 주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더 발전하려면 왜 그런 판정이 자꾸 나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너무 이상한 판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기자는 인도네시아 측이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이유를 물었다. 신태용 감독은 "직접 경기를 안 봐서 묻는지 모르겠지만, 직접 본 분들은 다 알 것이다. 중계로 본 사람들도 느낄 것이다. 추가시간이 6분이었다. 훨씬 더 많이 진행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우리 선수들은 그냥 부딪혀도 반칙이고, 상대는 매 경기 왜 그냥 지나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라고 꼬집었다.
인도네시아 '자바 포스'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바레인 측 경기조직위 관계자와 악수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셰이크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이 바레인 국적이라는 점이 편파 판정의 원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주심을 맡은 아메드 아부 바카르 사이드 알 카프 주심이 오만 국적인 만큼 같은 중동인 바레인을 밀어준 게 아니냔 의심도 있다.
자바 포스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승리를 빼앗겼다. 추가시간에 관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칙은 다음과 같다. 90 더하기 6은 99다"라며 "일련의 놀라운 사실이 있다. 바로 AFC 회장이 바레인 출신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다음 상대는 중국이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오는 15일 중국 칭다오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3전 전패를 기록 중인 중국을 꺾고 첫 승을 올릴 좋은 기회다. 반대로 중국으로서도 4연패에 빠지면 월드컵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지는 만큼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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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