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의 메이저리그 첫 가을야구는 첫 관문부터 최종전까지 간다. 투수 8명을 쓴 다저스가 벌떼 야구로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승부를 최종 5차전을 끌고 간 가운데 선발투수를 비밀리에 부쳤다. 1차전을 마친 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5차전까지 갈 경우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말을 바꿨다.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8-0으로 제압했다. 오타니가 2회 달아나는 적시타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했다.
1차전 승리 후 2연패를 당해 코너에 몰렸던 다저스는 이날 선발투수 매치업에서도 밀렸다. 샌디에이고가 팀 내 최다 14승 투수 딜런 시즈를 내세운 가운데 다저스는 불펜 요원 라이언 브레이저를 오프너로 내세운 불펜 데이로 맞섰다. 신인 랜던 낵이 선발 카드로 남아있었지만 과감하게 불펜 데이로 전환했다.
불리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다저스 타선이 1회초부터 무키 베츠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 제압한 뒤 2회초 오타니 쇼헤이와 베츠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3-0으로 달아났다. 1차전 등판 후 3일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 시즈를 초반에 집중 공략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3회 윌 스미스의 투런포, 7회 개빈 럭스의 투런포가 터지며 샌디에이고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다저스 불펜 데이도 완벽했다. 선발로 나온 오프너 브레이저가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은 뒤 앤서니 반다(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마이클 코펙(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알렉스 베시아(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에반 필립스(1⅓이닝 무실점), 다니엘 허드슨(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블레이크 트라이넨(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낵(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으로 이어진 불펜까지 총 8명의 투수들이 9이닝 무실점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하루 쉬고 12일 다저스타디움 홈에서 열릴 NLDS 최종 5차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다저스는 1차전에 나선 야마모타가 다시 선발로 나설 차례. 야마모토는 1차전에서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는데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5차전까지 갈 경우에 야마모토를 다시 선발로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4차전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을 바꿨다. 로버츠 감독은 5차전 선발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행히도 오늘 우리 불펜진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그래서 몇 가지 옵션이 있다. 다시 불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잭 플래허티나 야마모토를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놓았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내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훈련이 있다. 이때 구원투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두의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현재로선 5차전 선발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구원투수들의 컨디션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원투수들의 컨디션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또 불펜 게임으로 5차전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야마모토를 믿고 가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2차전 선발 플래허티도 있지만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 패전을 안았다. 4일 휴식이란 점도 불안 요소.
4차전 신들린 투수 운용으로 탈락 위기에서 벗어난 로버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5차전도 정말 기대된다”고 5차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1~2차전 부진을 딛고 3~4차전 연속 홈런으로 살아난 베츠도 “팀원들이 내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부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한 SNS를 껐다.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으려고 했고, 오늘 우리 팀이 해냈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