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죽었다’ 신문성이 아들을 잃은 허무감을 깊이 있게 보여줬다.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4’의 다섯 번째 작품인 ‘아들이 죽었다’(연출 나지현, 작가 이수진)는 대한민국 대표 톱배우가 불가피하게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아버지를 연기하며 아이를 지켜라’라는 미션을 받고, 어느새 진짜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초반 넉살 좋고 인자한 인상의 대리기사 ‘석철’로 등장한 신문성. 친근한 말투 속 묘한 위화감이 감도는 표정으로 백미러 넘어 태환(장승조 분)을 바라보는 눈빛은 의미심장함을 높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게 석철이 비밀을 거머쥐고 사라진 후, 영문도 모른 채 음주 운전으로 검찰에 송치될 위기에 처한 태환이 차 검사(이설 분)의 제안으로 가상현실 베타테스트에 참여하게 된 터였다.
과연 석철과 태환의 연결고리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지던 중, 가상현실 속에 나타나 태환에게 “잘 찾아봐. 답은 여기에 있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건넨 석철의 얼굴이 미묘한 긴장감을 감돌게 했다. 그런 가운데 석철의 진짜 정체가 베일을 벗으며 스토리는 극적인 변곡점을 맞이했다. 가상현실 안에서 태환이 삶을 살고 있던 인물, 즉 수찬(최자운, 고동하 분)의 아버지 ‘우씨’가 바로 석철이었던 것.
시골에서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경비원이었던 그는 과거 태환의 음주 운전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에 직면하게 됐다. 속수무책으로 벌어진 사고에, 아들을 끌어안고 흐느끼는 석철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비로소 진실의 윤곽이 드러나고, 아들을 잃은 석철이 태환을 망연자실한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은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신문성은 아들을 잃은 비극을 품은 석철의 절망과 허무를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의구심을 자아내는 목소리, 가상현실 속 태환을 혼란에 휩싸이게 하는 무감한 표정과 텅 빈 눈동자, 아들의 죽음을 목도한 절망 어린 얼굴까지, 석철은 신문성을 만나 더욱 완성도 있게 그려졌다.
작품마다 강한 존재감을 남기며 관록의 힘을 보여주는 신문성이기에 앞으로 펼쳐질 그의 연기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