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 1907에서 뛸 때 황희찬(28, 울버햄튼)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했던 마르코 쿠르토(체세나)가 "논란은 과한 주장"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결국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7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쿠르토는 지난 7월 코모 소속으로 울버햄튼을 프리시즌 경기에서 맞붙었을 당시 후반 23분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이 사건이 발단이 돼 FIFA는 그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다만 10경기 중 5경기에 대해선 2년 간의 집행 유예가 부여됐다. 쿠르토의 행동에 따라 유예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프리시즌 맞대결에서 쿠르토는 팀 동료에게 “무시해. 황희찬은 자신을 성룡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쿠르토는 논란이 커지자 경기 일주일 만에 코모를 떠나 체세나로 임대 이적했다.
문제가 된 경기에서 울버햄튼의 선수였던 다니엘 포덴세는 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동료 황희찬을 보호하려다 쿠르토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그로 인해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창 논란이 일자 쿠르토는 "일부러 경멸적인 말을 하진 않았다"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울버햄튼 선수들이 이번 일을 너무 부풀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미국 브랜드 음료에서 한 직원이 한국인 고객에게 이름을 묻지 않고 '재키 찬'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고, 해당 직원을 해고된 바 있다. 명백한 인종차별 사례로 분류되는 일이다.
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직후 황희찬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사건 발생 후 코치진과 팀 동료들은 필요하다면 나와 경기장을 즉시 함께 떠나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내 상태를 확인했다"라며 걱정해준 주변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도 나섰었다. KFA는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협회는 7월 18일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알렸었다.
울버햄튼의 축구 부문 최고 책임자인 맷 와일드는 FIFA의 이번 결정이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시즌 친선 경기 중 발생한 차별적 사건에 대해 FIFA가 쿠르토에게 징계 내린 것을 환영한다. 선수에게 부과된 징계는 축구나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차별적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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