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2, 토트넘)의 부재가 홍명보호에 무한경쟁을 가져왔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대표팀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다득점에서 앞선 요르단(1승1무, 4골)이 조 선두, 한국(1승1무, 3골)은 2위다. 한국이 조 선두를 탈환하려면 반드시 요르단을 잡아야 한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손흥민의 부재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페렌츠바로시와 유로파리그서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을 다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결장하던 손흥민은 결국 국가대표팀 소집에서도 제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 대신 홍현석을 대체선수로 선발했다.
손흥민 없는 축구대표팀은 이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손흥민은 9월 오만전에서도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7분 결승골을 터트려 승부를 갈랐다. 코칭스태프와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까지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기대는 선수가 손흥민이다.
하지만 이제 손흥민은 없다. 홍명보 감독은 ‘플랜B’를 A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홍명보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미리 손흥민의 결장을 알렸다고 한다. 토트넘에서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니 대표팀에서도 뽑지 말아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덕분에 홍명보 감독 역시 충분한 대비책을 세울 시간을 벌었다.
최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뒤 17세 마이키 무어를 깜짝 기용해 재미를 봤다. 이제 축구대표팀에서도 무어 같은 선수가 나와야 한다. 기존의 선수들도 손흥민 자리를 메우기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홍명보호는 7일 요르단에 입성해 첫 훈련을 소화했다. 호텔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러닝과 사이클로 몸을 풀었다. 피로도 해소와 시차적응,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분위기가 손흥민이 무게중심을 잡아주던 전과 사뭇 달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빠지고 대표팀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특히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이 뭔가 보여주겠다는 눈빛이 달라졌다. 최근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하는 황희찬도 의지가 다르다. 엄지성, 배준호 같은 신예급 선수들도 의욕이 넘친다”고 전했다.
‘내가 손흥민 공백을 메우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대표팀에 뽑혔는데 들러리만 서다 돌아가고 싶은 선수도 없다.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 내부 경쟁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손흥민도 이제 30대 초중반에 진입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손흥민 이후를 슬슬 준비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차세대 손흥민이 누구?’라는 질문에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