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과 최동석의 이혼 과정이 떠들썩하다. 유명인 부부로서 초유의 이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윤은 2009년 KBS 아나운서 입사 동기인 최동석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지난해 10월 결혼 14년 만에 갑작스러운 이혼 소식을 전했다. 잉꼬부부인 줄 알았던 두 사람의 파경 자체도 충격인데 이들은 쌍방 상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가정법원 가사소송 2 단독은 지난 7월 박지윤이 여성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지난달 27일 진행했다. 이어 최동석이 박지윤과 남성 B 씨를 상대로 상간자위자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본안 소송에서 다투던 걸 따로 꺼내 소송을 진행하면서 맞불을 놨다.
파경 소식이 알려진 후 (주어는 없지만 의미심장한) SNS 저격, 이혼 주제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이어 상간 맞소송. 결혼 생활 중에는 (다른 연예인 부부에 비해) 비교적 노출이 많지 않았던 두 사람의 가정이 오히려 파경 후 더욱 그 면면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나 특이한 사례인지 한 이혼전문변호사는 "양쪽 배우자가 상간남, 상간녀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는 맞소송을 한 번도 안 해봤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양 변호사는 이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정신 차려라”라고 일침을 가하며 "(이혼에 있어) 아마도 우리나라가 유책주의를 그만하고 파탄주의로 가자 이런 얘기 들어봤을 거다. 그게 뭐냐면 너무 진흙탕 싸움으로 가니까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좋지 않다’ 이런 철학적인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받는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양측은 모두 쌍방 상간소와 관련해 완강하게 '부인'한 상황. 최동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A 씨와의 상간 소송에 대해 "재판에 도움을 준 지인"이라며 "박지윤이 낸 소송은 성립이 안 된다. 이성적인 사이도 아닐뿐더러, 설사 이성적이라고 하더라도 혼인 파탄 후 만난 것이기에 위법 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박지윤 역시 인터뷰를 통해 "저는 결혼 생활 중 일절 불륜이나 부도덕한 일을 한 적이 없다. 그 친구와 불륜을 저지를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은 전 배우자도, 제 지인들도 모두 안다"라며 "(최동석이 불륜 의혹을) 자극적으로 유포하는 것은 정말 너무 비열하고 치가 떨린다"라고 호소했다.
이혼 과정이 연일 생중계되며 대중에게 피로감을 안겼던 연예인이 그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모습이 또 이례적인 것은 SNS에서는 진흙탕 싸움과는 극심히 대비되는 온도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윤과 최동석의 SNS는 평안하게 자녀사랑 주제와 함께 제품을 파는 모습으로 꾸준히 채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박지윤이 친구 아들에게 스테이크솥밥을 손수 해 준 모습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계정에 "친구가 아들 데리고 놀러 와서 후딱 차린 스테이크솥밥"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박지윤이 집을 방문한 지인을 위해 손수 먹음직스러운 솥밥을 만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아들을 향해 애정을 담아 "고기 많이 줘 조금 줘?"라고 묻기도. 이어 박지윤은 냄비와 전복죽 등을 팔았다. 그런가 하면 최동석은 떡볶이 등을 팔 예정임을 알리고 "미팅"이란 게시물을 올리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무너지는 멘탈을 붙잡고 일상을 살아가는 노력일 수 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과 나를 위해 생업을 이어가는 힘은 강력하고 그 모습은 인정받을 만하다. 다만 얼음장 같은 이혼 전쟁 중 세상 따뜻한 솥밥이 등장하는 것처럼, (이혼변호사가 지적했듯) 쌍방 상간소와 절절한 모성애 부성애가 부딪히는 것처럼, 유례없이 혼돈스러운 이혼 사례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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