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억 에이스’ 고영표(KT 위즈)가 가을 강행군을 이겨내고 56구 투혼을 펼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고영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하루 쉰 투수답지 않았다. 0-0이던 1회말 홍창기-신민재 테이블세터를 1루수 직선타,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오스틴 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내는 위력투를 펼쳤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데 공 10개면 충분했다.
2점의 리드를 안은 2회말 문보경-오지환-김현수 순의 중심타선 상대로 9구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고, 박동원-박해민-문성주를 만난 3회말 또한 10구 삼자범퇴로 깔끔했다. 이후 4회말 선두타자 홍창기를 3루수 땅볼로 막으며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고영표는 여전히 2-0으로 앞선 2회말 첫 실점했다. 1사 후 신민재에게 경기 첫 안타를 허용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이어 신민재의 2루 도루로 처한 1사 2루에서 오스틴 상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고영표는 1사 2루에서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오지환의 중전안타와 2루 도루로 2사 2, 3루 상황에 처했다. 오지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 직접 올라온 이강철 감독에게 경기 플랜과 관련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결국 추가 실점은 없었다. 김현수를 상대로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투심을 이용해 투수 땅볼을 유도,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는 56개.
임무를 완수한 고영표는 3-1로 앞선 5회말 김민수와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KT의 ‘107억 원 에이스’ 고영표는 시즌 막바지부터 이른바 지옥의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9월 28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구원 등판해 5이닝 1실점 48구를 기록한 뒤 10월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구원으로 1⅔이닝 1실점 18구, 3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또 구원으로 1이닝 무실점 14구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는데 오프너가 아닌 막바지 KT 마법의 여정을 이끈 고영표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 감독은 1차전에 앞서 취재진에 “기사에 1차전이 너무 중요하다고 나오니까 그랬다. 엄상백을 내면 로테이션이 다 꼬여서 1차전은 그냥 고영표가 경기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구위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3회 정도만 막아주면 필승조 쓰려고 한다. 엄상백은 내일부터 기본적으로 4일턴으로 돌아간다. 그런 걸 감안했다. 엄상백이 나가도 된다고 하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나가는 거보다 완벽하게 쉬는 게 낫다고 봤다. 그래도 영표가 한 바퀴 정도는 갈 수 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고영표 카드는 적중했다. 고영표가 하루 휴식에도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준 덕에 대등한 승부가 가능해졌고, 문상철이 2점홈런, 심우준이 1타점 2루타로 힘을 내며 이에 화답했다.
고영표의 투혼을 등에 업은 KT는 LG를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7.9% 확률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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