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웨스 벤자민(31)이 놀라운 투구를 선보이며 사상 첫 5위 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벤자민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KT는 벤자민의 호투에 힘입어 1-0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KT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5위를 기록했음에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돌파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인상적인 투구로 2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벤자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1이닝 1이닝씩 막아내면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팀이 리드를 잡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1이닝에 집중하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마지막 이닝에는 마지막 이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모든 감정 표현이 다 나온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정규시즌 28경기(149⅔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벤자민은 두산을 상대로도 3경기(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8.18로 고전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달 28일 등판에서는 키움을 상대로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아쉬운 결과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KT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벤자민도 잘할 것이다. 쿠에바스가 잘했으니까 자극 받지 않을까”라며 벤자민의 호투를 기대했다. 벤자민은 “지난 한 달 동안 타이밍적으로 안맞는 부분이 있었다. 투구 메커니즘도 준비를 잘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잘 던졌을 때 메커니즘이 잘 나온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동안 안좋았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생각을 했다보니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산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던 벤자민은 “그래도 두산전에서 숫자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내 원래 수치보다 좋은 수치가 나왔다. 그런데 두산 타자들이 더 잘쳤다. 그런 점은 생각하지 않고 오늘 경기에만 집중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두산전 약세를 극복한 비결을 이야기했다.
7회 마지막 타자 마지막 타자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벤자민은 포효하며 짜릿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오늘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로하스가 득점한 순간이다”라고 말한 벤자민은 “마지막 타자를 잡았을 때는 지난 한 달 동안 안좋았던 순간을 잊을 수 있어서 더욱 기뻤다”라며 웃었다.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에서 쿠에바스와 즐겁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포착된 벤자민은 “쿠에바스에게 나는 너처럼 세리머니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해서 놀림을 받았다. 쿠에바스는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다. 나도 열심히 하지만 쿠에바스와 달리 조용한 편이다. 쿠에바스는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선수들과 공유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업셋을 만들어낸 벤자민은 “사실 경기 전까지 5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긴 적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 오히려 그런 사실을 모르고 경기에 나선게 다행이다. 우리 선수들이 가을야구 경험이 많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것 같다. 지금처럼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를 하면 다음 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