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면 3위 LG만 웃고 있다.
프로야구 2024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 끝장 승부까지 이어지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고 있는 LG는 누가 올라오든 체력 소모가 큰 상태의 상대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은 KBO 최초 ‘5위 결정전’이 성사되면서 누가 5위를 차지하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기다리는 4위 두산이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었다. SSG든 KT든 단판 승부에 총력전을 펼치고, 휴식일 없이 바로 다음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일 SSG와 ‘5위 결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선발 엄상백에 이어 부상에서 복귀한 소형준, 고영표까지 선발 자원 3명을 투입했다. 마무리 박영현은 1⅓이닝 멀티 이닝을 던졌다.
두산은 지난달 26일 롯데를 꺾고 정규시즌 4위를 확정, 일찌감치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했다. 5일간의 여유가 있었다.
2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예상과는 달리 투수진이 지친 KT가 1회부터 두산 선발 곽빈을 난타하며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기선을 제압하며 4-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쿠에바스는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빅게임 피처를 증명했다. 불펜진에서는 김민, 손동현, 박영현이 이어던지며 불펜 소모도 최소화했다.
이제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끝장 승부가 벌어진다. 4위 두산은 무승부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사실 15회 무승부는 승패 보다 더 어려운 확률이다. 5위 KT는 무조건 승리해야 역대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에 성공할 수 있다. 두 팀 모두 승리를 위한 총력전이다. 누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다.
두산은 3일 최승용이 선발 투수, KT는 벤자민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그러나 선발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뒤에 대기하는 투수들이 줄줄이 투입될 것이다. 사생결단이다. 투수진 소모가 불가피하다.
KT는 마무리 박영현이 3연투를 준비하고 있다. 정규 시즌에서 77이닝 이상을 던진 필승조 김민과 김민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소형준은 부상에서 복귀해 아직 연투는 하지 않고 있다. 선발 고영표의 불펜 대기로 필승조 숫자를 보충하고 있다.
두산은 2일 경기에서 선발 곽빈(1이닝 4실점)에 이어 발라조빅(4이닝 무실점) 이교훈(⅓이닝 무실점) 이영하(⅔이닝 무실점) 김강률(1이닝 무실점) 이병헌(⅓이닝 무실점) 최원준(⅔이닝 무실점) 홍건희(1이닝 무실점)가 이어던졌다.
필승조들이 짧게 짧게 던지면서 2연투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장 3일 KT전에는 2연투에도 지치지 않겠지만, 준플레이오프로 올라간다면 피로가 쌓이기 마련이다.
두산이 올라가도, KT가 올라가도 오는 5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가 애매하다. 두산은 2일 1차전 36구를 던지고 조기 강판된 곽빈이 3일 2차전에 불펜 대기하다 등판하지 않는다면, 이틀을 쉬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을 준비할 수는 있다.
KT는 고영표가 1일에 이어 3일에도 불펜으로 등판하면 하루 쉬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던지기는 부담이 된다. 지난 1일 5위 결정전에서 4⅔이닝 73구를 던진 엄상백이 3일 쉬고 선발을 준비할 수는 있다.
LG는 지난달 30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포스트시즌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이틀 훈련을 하고, 2일은 휴식일이었다. 느긋하게 쉬면서 KT와 두산의 경기를 지켜봤고, KT가 승리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열리게 돼 최상의 결과였다. LG는 어느 팀이 올라오든 1차전 선발 투수로 엔스가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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