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두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지난해 KT와 LG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떠올리게 했다.
KT는 2일 두산 상대로 1회초 선발 투수를 난타하며 4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KT는 1년 전 LG 상대로도 1회초 선발 투수 난조를 잘 공략해 4점을 뽑았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KT는 1년 전 LG에 4-5 역전패를 당했는데, 2일 두산 상대로는 4-0 승리를 거뒀다. LG는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두산은 역전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 1년 전 KT와 LG
LG 선발투수 최원태는 1회초 KT 톱타자 김상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위기, 김경태 LG 투수코치가 곧장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고 내려갔다.
그러나 최원태는 알포드 상대로 5구째 볼넷을 허용,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LG 불펜에선 이정용이 몸을 풀고 있었다.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3루수 땅볼을 때려 홈에서 3루주자가 아웃됐다. 1사 만루에서 장성우가 2타점 좌선상 2루타를 때렸다. 1사 2,3루, 김경태 투수코치가 2번째로 마운드를 방문했다. 최원태는 1아웃만 잡고 투구수 20개 만에 교체됐다.
2번째 투수로 올라온 이정용이 1사 2,3루에서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0-4가 됐다. 결국 최원태는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 한국시리즈 역대 선발 최소 이닝 공동 2위 불명예를 안았다.
# 2일 KT와 두산
곽빈은 1회초 KT 톱타자 김민혁에게 3개 연속 볼을 던졌고, 5구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로하스에게 155km 직구를 던졌지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장성우에게 좌선상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좌익수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무사 2,3루가 됐다. 강백호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허용했다. 두산 벤치에서는 움직임이 없었고, 포수 김기연이 마운드로 가서 곽빈과 이야기를 하며 한 박자 쉬었다.
무사 1,3루에서 오재일에게 오재일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또 맞았다. 무사 1,2루가 되고 오윤석 타석에서 두산 불펜에는 발라조빅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오윤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3루주자는 득점했다. 중견수 정수빈이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오재일을 태그아웃시켜 가까스로 1회를 마쳤다. 1회 5피안타 1볼넷 4실점.
2회 곽빈이 선두타자 심우준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곽빈을 강판시켰다. 발라조빅이 2번째 투수로 올라와 승계 주자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 1년 전 LG의 불펜데이 그리고 홈런 2방
LG는 최원태(⅓이닝 4실점)에 이어 이정용(1⅔이닝 28구 무실점) 정우영(1⅓이닝 26구 무실점) 김진성(⅔이닝 13구 무실점) 백승현(⅔이닝 22구 무실점) 유영찬(2⅓이닝 22구 무실점) 함덕주(1이닝 11구 무실점) 고우석(1이닝 10구 무실점)이 환상의 불펜데이로 틀어막았다.
LG 타선은 3회 2사 1,3루에서 오스틴의 1타점 적시타, 6회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2-4로 추격했다. KT는 7회 2사 1루에서 손동현에 이어 박영현이 구원투수로 올라왔다. 김현수의 1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3-4로 따라붙었다.
LG는 8회 1사 2루에서 박동원이 박영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 마무리 고우석이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 두산의 불펜데이 그러나 타선 침묵
곽빈(1이닝 4실점)이 2회 무사 1루에서 강판된 후 발라조빅(4이닝 무실점) 이교훈(⅓이닝 무실점) 이영하(⅔이닝 무실점) 김강률(1이닝 무실점) 이병헌(⅓이닝 무실점) 최원준(⅔이닝 무실점) 홍건희(1이닝 무실점)가 이어던지며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기습 번트 안타, 김재호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제러드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직선타 아웃, 김재환은 1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2사 2, 3루에서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양석환마저 유격수 땅볼로 득점에 실패했다.
6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1사 후 제러드가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1, 3루 찬스로 만들었다. 1회 이후 2번째 기회. 하지만 김재환이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친 쿠에바스의 백도어 슬라이더에 꼼짝없이 루킹 삼진을 당했다. 양석환도 헛스윙 삼진으로 추격하지 못했다.
9회 마무리 박영현 상대로 김재환의 안타, 2사 후 허경민의 좌선상 2루타로 마지막 2,3루 찬스를 잡았으나 대타 여동건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결국 영봉패를 당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아쉽지만 타선은 부진할 때도 있고 터지는 날도 있다. 영봉패를 당했는데 업다운이 있고 사이클이 있다. 오늘 부진했으니 내일은 타선이 빵빵 쳐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쿠에바스, 손동현, 박영현
1년 전 쿠에바스는 LG 타선을 상대로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교체됐다. 그러나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2일 쿠에바스는 두산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로 제압하고 승리 투수가 됐다.
손동현은 1년 전(⅔이닝 1실점) 보다 더 좋은 투구(1⅔이닝 무실점)로 승리 징검다리를 놓았다. 1년 전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던 박영현은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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