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보러 서울까지 왔는데…35세 젊은 단장도 잘렸다, 칼바람 부는 SF "팀 위상 높이고 싶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10.03 07: 46

이정후(26) 영입을 이끌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파르한 자이디(48) 야구운영사장이 물러난 데 이어 피트 푸틸라(35) 단장까지 보직 해임됐다. 프랜차이즈 최고 포수 출신 버스터 포지(37) 신임 야구운영사장 체제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포지 신임 사장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1년을 끝으로 현역 선수를 은퇴한 지 3년 만에 구단 사장으로 일선에 돌아온 포지 사장은 3년 계약을 했다. 이 자리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밥 멜빈 감독을 유임시키면서 푸틸라 단장의 보직 해임도 알렸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틸라 전 단장은 구단을 떠나지 않고 프런트 내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2019~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단장 보좌를 맡았던 푸틸라 전 단장은 2022년 10월 샌프란시스코의 새 단장으로 선임돼 자이디 사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하지만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단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전 단장. 2024.04.06 /jpnews@osen.co.kr

이정후(오른쪽)가 경기 전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 2024.04.06 /jpnews@osen.co.kr

푸틸라 전 단장은 자이디 전 사장과 함께 이정후 영입을 주도한 인물로 직접 한국을 찾아 경기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정후의 홈경기 고별전도 직관했다. 당시 이정후가 발목 부상으로 한 타석밖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현장을 직접 찾았고, 8회 그의 타석이 끝난 뒤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이정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만천하에 표명한 것이다. 
이정후도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 때 그날을 떠올리며 “너무 감사했다.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푸틸라 단장이) 한국에 오셔서 나의 플레이를 지켜봐준 것만으로도 내게 행복한 기분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무척 고마워했다. 
예상대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6년 1억1300만 달러라는 파격 조건으로 FA 영입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이었다. 그만큼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치가 컸지만 계약 첫 해는 불의의 부상으로 일찍 끝났다. 37경기 만에 수비 중 펜스 충돌로 어깨 관절와순을 다쳐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전 단장. 2024.04.06 /jpnews@osen.co.kr
이정후의 이탈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80승82패(승률 .494), NL 서부지구 4위로 마쳤다. 최근 3년 연속 포함 자이디 전 사장 체제에서 6년간 5번이나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이정후 영입을 이끈 사장, 단장이 차례로 물러났다. 이정후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변화. 
하지만 이정후는 아직 계약이 5년이나 더 남아있다. 첫 해 부상으로 37경기밖에 뛰지 않아 벌써부터 성패를 논하기 이르다. 고액 연봉자인 만큼 당장 입지에도 큰 위협은 받지 않을 듯하다. 어깨 상태만 회복되면 내년에도 주전으로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수뇌부가 바뀌면서 조금 더 빨리 실력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계약 규모가 아니다. 
이정후도 지난 1일 입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수뇌부 교체와 관련해 “그에 대해선 내가 할 말이 없다. 새롭게 사장으로 선임되신 분도 시즌 때 야구장에 오셔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항상 선수들과 가까이 지냈던 분이다. 특별히 내가 할 말은 없는 것 같다. 올해는 이제 시즌이 끝났고, 내년 시즌을 바라보면서 내가 해야 할 것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OSEN =최규한 기자] 샌프란시스코 선수 시절 버스터 포지 사장. 2019.09.08 /dreamer@osen.co.kr
새로운 프런트 수장이 된 포지 사장은 샌프란시스코 선수 출신이다. 2009~2021년 12시즌 모두 샌프란시스코에 몸담으면서 통산 1371경기 타율 3할2리(4970타수 1500안타) 158홈런 729타점 OPS .831로 활약했다. 신인왕, MVP 수상에 올스타 7회, 실버슬러거 5회, 월드시리즈 우승 3회 경력을 자랑한다. 2021년 34세의 나이로 조기 은퇴를 한 뒤 2022년 9월 샌프란시스코 구단주 그룹에 합류했고, 이사회 6인 멤버로 구단 경영에 참여했다. 
갈수록 포지 사장의 입김이 커졌다. 지난달 3루수 맷 채프먼의 연장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직접 협상에 들어가 6년 1억5100만 달러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때부터 포지 사장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제 새 사장으로 일선에서 구단을 이끌게 됐다. 포지 사장은 “다시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샌프란시스코는 내게 전부인 팀이다”며 “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 팀과 선수들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우리는 추억을 만드는 사업을 한다. 물론 우승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우승 경쟁을 펼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공석이 된 단장에 대해 포지 사장은 “난 리더를 원한다. 프런트 오피스의 모든 측면에서 정통한 사람이 영입하고 싶은데 어느 정도 스카우팅 배경을 가진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프런트 경험이 부족한 내게도 그런 점이 필요하다. 오늘날 야구는 눈으로 보는 것과 본능, 데이터가 알려주는 것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단순 데이터보다 선수 보는 안목이 뛰어는 사람을 찾겠다고 밝혔다.
[OSEN =최규한 기자] 샌프란시스코 선수 시절 버스터 포지 사장. 2019.09.08 /dreamer@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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