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희 PD가 ‘동물은 훌륭하다’만의 차별점을 전했다.
지난달 28일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가 첫 방송됐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인간의 친구로, 가족으로 함께하는 동물들과의 웃고 우는 일상을 애니캠(animal+cam)을 통해 들여다보며 반려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이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7월 종영한 ‘개는 훌륭하다’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개는 훌륭하다’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주축이 돼 다양한 반려견들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내용을 다뤘다. 다만 강형욱 훈련사를 둘러싼 논란 끝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던 바.
이런 가운데 ‘개는 훌륭하다’는 폐지 후 약 3개월 만에 ‘동물은 훌륭하다’로 새단장해 돌아왔다. ‘동물은 훌륭하다’의 연출을 새롭게 맡은 손수희 PD는 OSE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작의 그림자가 워낙 크고 또 잘 됐던 프로그램이어서 부담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조금 더 다양한 종을 포괄할 수 있다는 점, 개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동물 자체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은 차별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은 저도 비반려인이긴 한데 공부를 하고 기획을 해나가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배워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적으로도 제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알아가는 기쁨을 프로그램으로 돌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잘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작에 대한 그림자는 그런 방식으로 다르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준비 기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개훌륭’을 했던 외주사의 노하우가 있었다. 동물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노하우가 있다 보니까 아이템도 여러 가지가 나왔다. 그중에 저희가 생각했을 때 가장 동물이 주인공인 포맷을 고른 게 지금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사실은 아이템을 찾는 게 조금 어렵긴 했는데 포맷을 정하기까지는 그렇게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개는 훌륭하다’의 경우 프로그램 특성상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하는 훈련사가 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반대로 ‘동물은 훌륭하다’는 보다 다양한 반려동물들과 반려인의 특별한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첫 방송에서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담은 ‘애니캠’과,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멍냥Q’ 코너로 구성돼 다채로움을 더했다.
손수희 PD는 “아무래도 한 종만 다루지 않고 모든 동물을 다 다루는 포괄적인 포맷을 떠올리다 보니 그렇게 됐다. 사실 경쟁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SBS ‘동물농장’이 엄청난 장수 프로그램이지 않나. 2049 시청률도 높더라. 그렇게 꾸준히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들어 반려인구가 많이 늘어났다. 동물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있는데 이걸 충족시켜주는 그 프로그램이 사실은 ‘동물농장’ 외에 크게 없더라. 그러니까 ‘개는 훌륭하다’도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즉각적인 교정과 변화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반응이 컸으나 개에게만 한정이 되어 있다 보니 동물 자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까지는 포괄하기가 힘들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약점을 우리의 강점으로 가져가 보자고 생각을 바꿔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동물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일단 귀여운 건 보게 되지 않나. 귀엽고 무해 한 것에는 허들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가능한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물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저희도 오래 갈 수 있는 비결이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으로는 이미 ‘동물농장’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으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 손수희 PD는 ‘동물농장’과는 다른 ‘동물은 훌륭하다’만의 차별점을 묻자 “동물농장은 교양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물 혹은 그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길게 따라가고 팔로우해서 보여주는 방식이라 호흡이 조금 더 길다고 생각했다. 저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주제 중심이나 소재 중심으로 그 안에서 스토리를 응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이라고 차별점을 뒀다”라고 짚었다.
그는 “저희가 보여드리는 여러 가지 영상들을 ‘애니캠’으로 명명한 것도 동물과 관련된 모든 것들 ‘애니띵’ 다 가능한데, 그 안에 응축된 주제가 있어서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응축된 주제가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 반려견 행동학 전문가, 동물 사건 전문 변호사, 고양이 전문 수의사와 같이 다각적으로 분포된 전문가 구성도 차별점이라고. 손수희 PD는 “사실 요즘 보면 비반려인들도 반려인과 갈등이 있다거나, 동물 법에 대해 무지해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더라. 법적 분쟁까지도 많이 일어나는 걸 보면서 (동물보호법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걸 인식하게 됐다. 수의사나 반려견 행동 교정사 같은 경우에는 이미 여러 번 노출이 돼서 전문가로서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변호사까지 포괄적으로 다룸으로써 반려문화 전반을 조금 더 아우르고 정보 면에서는 차별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또 비반려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더라. 저도 실질적으로 많은 것들을 몰라서 알아가고 있는 중이고 개물림 사건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걸 당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너무 많더라. 생활 전반에 동물보호법을 알리는 게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정보를 주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변호사까지 전문가 풀을 구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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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