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서 4골을 내주고도 프리미어리그(PL) 이주의 팀에 선정된 골키퍼가 있다. 마스 헤르만센(24, 레스터 시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국 'BBC'는 1일(이하 한국시간) 축구 전문가 트로이 디니가 뽑은 이주의 팀을 소개했다. 왓포드에서 공격수로 뛰었던 그는 4-2-3-1 포메이션으로 PL 6라운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을 골랐다.
디니가 뽑은 베스트 11은 리암 델랍(입스위치), 드와이트 맥닐(에버튼)-콜 파머(첼시)-앙투안 세메뇨(본머스), 산드로 토날리(뉴캐슬)-루이스 쿡(본머스),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요아킴 안데르센(풀럼)-미키 반 더 벤(토트넘)-제임스 저스틴(레스터), 헤르만센(레스터)이었다. 감독 자리엔 션 다이치 에버튼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파머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PL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전반 41분까지 무려 4골을 터트리면서 PL 역사상 처음으로 전반에 '포트트릭'을 달성한 사나이가 됐다. 반 더 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폭발적인 질주로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도우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헤르만센의 이름이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아스날 원정 경기에서 4실점하면서 레스터의 2-4 패배를 막지 못한 골키퍼이기 때문. 레스터는 이날 패배로 개막 후 6경기째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패배한 팀 골키퍼, 그것도 4골이나 허용한 골키퍼가 라운드 최고로 선정된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기록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헤르만센은 아스날전에서 믿을 수 없는 선방쇼를 보여줬다. 그는 90분 동안 선방 13회, 펀칭 3회, 공중 볼 경합 승률 100% 등을 기록하며 아스날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추가시간에 동료의 자책골로 결승골을 내주긴 했지만, 아무도 헤르만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세부 기록을 들여다 보면 더 놀랍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헤르만센은 무려 2.74골에 달하는 유효 슈팅 내 기대 득점(xGOT)을 막아냈다. 혼자서 3골 가까이 막아낸 셈. 아스날로서는 슈팅 35개를 퍼붓고도 승점 1점만 얻어갈 뻔했다.
게다가 이날 헤르만센이 기록한 선방 13회는 지난 2017년 12월 다비드 데 헤아 이후 최다 선방 기록이었다. 최근 7년 동안 그보다 많은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는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디니도 헤르만센의 활약은 역대급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헤르만센이 패배한 쪽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월드클래스 선방을 5차례나 보여주면서 레스터가 아스날과 싸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레스터에 무언가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솔직히 내가 살면서 본 패배팀 골키퍼 최고의 활약이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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