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23, KRC 헹크)가 7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홍명보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을 치를 국가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3차 예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2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이번 10월 A매치다. 대표팀은 내달 10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한국으로 돌아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맞대결을 펼친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각각 FIFA 랭킹 68위와 55위로 한국(23위)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자랑한다. 3차 예선에서도 세 팀은 나란히 1승 1무를 거두며 선두권을 형성 중이다.
특히 요르단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울린 주인공이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요르단 상대로 고전하며 2-2로 비겼고, 준결승에선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고, 두 차례 임시감독 체제를 거친 끝에야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을 정식 선임했다.
이라크도 전통적인 중동의 강호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16강에서 요르단을 벼랑 끝까지 내몰다가 아이멘 후세인의 황당 퇴장으로 역전패했다. 한국도 이라크를 만나면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친 적이 많다.
홍명보 감독도 "이번 10월 A매치는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경기다. 상대가 강팀들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은 지난 6월 A매치를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생각해 구성했다"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승부처를 앞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변화였다. 그는 지난달 소집 명단과 비교해 26명 중 7명을 바꿨다. 베테랑 김영권과 정우영(이상 울산HD)이 제외됐고, 권경원(코르파칸 클럽)·양민혁(강원)·최우진(인천)·정호연(광주)·송범근(쇼난벨마레)도 재승선에 실패했다.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수문장 김승규(알 샤바브)를 포함한 김주성(FC서울), 박민규(콘사도레 삿포로), 백승호(버밍엄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권혁규(하이버니언), 오현규 7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1990년생 김승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젊은 피다.
전 포지션에 걸쳐 변화를 준 홍명보 감독이다. 김주성(2000년생)은 왼발잡이 센터백, 박민규(1995년생)는 왼쪽 풀백, 권혁규(2001년생)와 백승호(1997년생)는 중앙 미드필더, 배준호(2003년생)는 공격 2선, 오현규(2001년생)는 최전방 공격수다. 특히 권혁규는 이번이 최초 발탁이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오현규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그는 2022년 11월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A매치 데뷔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밑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다만 소속팀 셀틱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며 2022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오현규는 셀틱을 떠나 벨기에 헹크에 새 둥지를 틀었고, 28일 KV 메케렌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차진 못했으나 최근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또 다른 젊은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 대신 오현규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는 "이영준과 오현규를 고민했다"라며 "아무래도 이영준과 오세훈은 스타일이 조금 비슷하다. 오현규도 많은 시간을 뛰고 있진 않지만, 득점하고 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요르단 수비를 공략하려면 다른 옵션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뽑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발탁됐던 주민규(울산HD),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최전방 경쟁을 펼치게 될 오현규다. 주민규는 지난달 오만전에서 득점을 올리긴 했으나 팔레스타인전 부진이 아쉬웠다. '백 마디 말보다 플레이로 보여주겠다'던 오세훈도 부지런히 뛰긴 했으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현규 역시 왕성한 활동량과 단단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공격수인 만큼 홍명보 감독에게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는 오세훈에 비하면 높이는 약하지만, 저돌성과 수비 가담 면에선 강점을 지녔다. 상대 수비와 싸워주면서 다른 2선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직접 '요르단 수비 공략'을 언급한 만큼 요르단전부터 오현규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대표팀 본진은 내달 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요르단으로 출국한다. 오현규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은 요르단으로 직접 이동해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선수단은 요르단전을 마친 뒤엔 10월 11일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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