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4’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던 이혼 남성의 살인 사건 수사 과정이 공개되었다.
9월 27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연출 이지선) 3회에 김민성, 안창식 형사가 출연해 홀로 아이를 키우던 이혼 남성이 살해된 사건의 수사기를 발혔다.
2012년 5월, “어떤 아줌마가 제 남동생 전화기를 길에서 주웠다고 연락했다. 그래서 동생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조카가 받았다. 어젯밤부터 안 들어왔다는데, 제 동생 좀 찾아주세요.”라며 한 중년 여성이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실종자 집 인근에서 피해자의 전화기가 발견됐다. 마침 전화기가 잠겨져 있지 않아서, 습득한 이가 최근 통화목록을 보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전화기에는 거칠게 긁힌 흔적이 있었다. 실종자 본인이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던진 것이었다면, 다음 날 진정이 된 후에 전화기를 찾으러 왔을 것이었고, 신고가 접수될 때까지 실종자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 수상했다. 현장 근처 CCTV에도 피해자가 찍힌 정황이 없었기에, 형사팀은 달리는 차에서 휴대전화를 던진 것이라고 추측했다.
피해자를 자세히 조사해보니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이혼 남성이었다. 피해자의 여자친구를 통해 마지막 행적이 드러났는데, 회사에서 대표를 만나 이직을 상의하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음 날 아침, 참고인으로 대표를 조사했다. 그는 ”실종자가 영업으로 외근이 잦았던 터라,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다”라며 실종자가 사라진 데에 놀란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신고 전날 피해자를 만났냐고 물었고, 대표는 "저녁 7시 40분쯤에 사무실에서 만났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냐"라고 물었고 대표는 "이직 얘기는 나누지 않았고, 피해자가 “회사 사정이 요즘 어떻냐”고 물어서 “걱정하지 말라”라고 얘기했다"라며 함께 소주 한 병을 나눠마셨다고 말했다.
또 대표는 "밤 11시쯤 사무실에서 먼저 귀가했다"라며 "실종자가 중간에 맥주를 사왔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편의점 CCTV에서 실종자의 모습을 확인했다. 술에 취한 모습은 아니었고, 험악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피해자는 밤 11시 50분 경, 집에서 아빠를 기다리던 어린 자녀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피해자 집에서 아이를 만나 물어보니 당시 "아빠가 아직 얘기 중이니 “먼저 자라”라고 말했다"라고 대답했다.
정황상 만난 사람은 대표 1명 뿐이었다. 회사 인근 CCTV를 확인해보니, 새벽 시간 회사 건물에서 큰 비닐 봉투를 들고 있는 남성이 빠져나오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CCTV에 남성이 포착된 시각은 새벽 1시 20분 쯤으로, 피해자가 아이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상황이었다. 이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었다. 남성은 쓰레기를 버린 뒤, 5분 뒤에 검은색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마침 회사 대표 차량이 검정색 차량이어서, 대표가 용의자로 좁혀지고 있었다.
피해자의 휴대 전화에 남아 있던 통화 녹취 파일을 통해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실랑이를 알 수 있었다. 피해자가 "왜 실적대로 돈을 주지 않느냐, 회사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해 보겠다"라며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었다. 회사에 확인을 해보니, 남은 직원은 4명뿐이었고, 임금체불 상태였다. 대표가 약 3억 원 가량의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추측이 돌고 있었다.
결국 형사팀은 실종자의 마지막 행적으로 추적되는 회사 사무실로 출동했다. 사무실 대표 뒷자리 벽지가 크게 도려내져 있었고, 루미놀 시약 검사를 해보니, 바닥 일부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
영장 심사 후 대표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인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점점 김포공항으로 가까워지고 있어 해외 도주가 우려되었다. 경찰은 급히 당일 출국자 명단을 확인하고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주차장에서 대표 차량을 발견한 형사팀은 차 앞에서 내연녀와 함께 있는 대표를 만났다. 경찰은 확실한 증거도 없고, 실종자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라 긴급 체포를 할 수 없어서, 임의 동행으로 경찰서로 데려갔다. 담배를 건네니 손까지 벌벌 떨면서 자백을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진술서를 쓰라고 하니 처음 만나 진술했던 대로 작성하긴 했지만, “(피해자가) 3개월간 잠적할 테니, 휴대전화를 대신 버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라는 말을 추가로 작성했다. 계속 진술서에 거짓을 고하는 대표를 보고, 이어서 형사팀은 피해자 전화기에 있던 녹취 파일 내용과, 돈 구하러 갔다는 본가 이야기와 증거로 압박을 시작했다.
이에 결국 대표가 범행을 시인했다. 대표는 "피해자가 거래처를 가지고 회사를 나가겠다고 해서, 그날 밤 피해자를 설득하려고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득에 실패한 대표는 시간이 늦어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다. 회사를 나가는 대표에게 피해자가 “나이도 어린 데 인생 똑바로 살라”고 말했고, 이에 화가 난 대표가 서랍에 있던 손도끼를 꺼내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다./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4’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