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이 토트넘 홋스퍼와 재계약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직접 밝혔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은 약간 걱정스러운 계약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새로운 계약에 대해 어떤 논의도 나누지 않았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7일 오전 4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카라바흐 FK(아제르바이잔)과 만난다. 토트넘의 올 시즌 UEL 첫 경기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은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재계약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자 "아직 새로운 계약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다. 내게는 아주 분명하다"라며 "난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이 나이에는 매 순간이 목표와 같다. 특히 이번 시즌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손흥민은 "올 시즌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클럽의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자격이 있는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결코 알 수 없다. 하지만 (토트넘에 입단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단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그는 재계약만 2번 체결하며 토트넘에 충성했다. 팀이 어려울 때도 기꺼이 재계약에 서명하며 의리를 지켰다.
다만 이제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 이미 1년 전부터 재계약설이 들려왔지만, 여전히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일단 토트넘은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역시 아직은 가능성의 영역이다.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의 이번 시즌 활약을 지켜본 뒤 동행을 이어갈지 말지 정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지금 토트넘을 떠나도 전설로 불릴 것이란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토트넘이 어려울 때도 의리를 지키며 팀에 남았고, 414경기 164골 86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21-2022시즌엔 리그에서만 23골을 몰아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당장 8개월 뒤면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는 손흥민. 커트 오프사이드는 "손흥민은 토트넘에 미래를 약속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활약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질문을 피했다"라며 "손흥민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선수다. 토트넘 팬이라면 거의 모두가 그와 새로운 계약을 맺길 원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내년 여름 자유 계약(FA)으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이 더 젊어지진 않겠지만, 앞으로 몇 년간 토트넘에 많은 걸 제공할 수 있다. 손흥민처럼 꾸준했던 선수를 대체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토트넘은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이탈로 이미 불안에 떨고 있다. 그렇게 빨리 손흥민을 잃는다는 건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토트넘이 손흥민을 꼭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 역시 "손흥민의 재계약은 당연한 일이다. 내게는 그와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그는 우리의 리더이자 클럽의 전설이며 분명 많은 걸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트로피를 따내고 클럽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면 좋겠다"라고 기원했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열린 토트넘 팬 포럼에서 '토트넘에서 은퇴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손흥민은 "난 이미 이 질문에 대답한 적 있다"라며 운을 뗀 뒤 "축구에서 미래는 알 수 없다"라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그는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이 남아있고, 여기에서 뛴 지 거의 10년이 됐다. 내가 여기서 얼마나 행복한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며 "하나 말할 수 있는 건 난 이번 시즌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건 우승"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언젠가 토트넘과 작별하는 날 구단 레전드로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날 내가 토트넘을 떠날 땐 모두가 웃으면서 날 전설로 불러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자 토트넘 팬들은 곧바로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보내며 캡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이전부터 토트넘에 우승을 선물하고, 구단 전설로 불리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이번 시즌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재계약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만큼 그가 말한 '토트넘을 떠나는 날'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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