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베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그리고 해리 케인."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이 뽑은 구단 레전드 목록에 '리빙 레전드' 손흥민(32, 토트넘)의 이름은 없었다.
영국 '더 부트 룸'은 24일(한국시간) "레비 회장이 클럽에서 가장 좋아하는 토트넘 선수 3명을 얘기했다"라고 보도했다.
레비 회장은 지난 2001년 토트넘 회장직을 맡았다. 토트넘은 그의 실리적 운영 밑에서 프리미어리그(PL) 빅 6로 성장했다. 새로운 경기장과 훈련장을 지으며 PL 최고 수준 시설을 자랑하며 재정도 안정적이다.
다만 레비 회장 부임 이후 토트넘이 들어올린 트로피는 2007-2008시즌 리그컵 하나뿐이다. 당시 토트넘은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 지휘하고 있었고, 조너선 우드게이트가 결승전 최우수 선수로 활약했다.
더 부트 룸은 "이제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제드 스펜스와 브레넌 존슨이 코번트리 시티를 상대로 막판에 골을 넣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감독이 됐다. 그는 이번 시즌 트로피를 획득하고 가능한 모든 걸 걸고 경쟁하고 싶다는 어려운 열망에 대해 종종 얘기해 왔다"라고 전했다.
레비 회장은 최근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인 팬 포럼을 열었다. 여기에는 레비 회장뿐만 아니라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 요한 랑게 디렉터 등도 함께 참석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레비 회장은 지난 20여년 간 가장 큰 업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진출하는 건 분명히 이 클럽에 큰 유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지난 2018-2019시즌 UCL 준우승을 최대 업적으로 꼽은 것.
그런 뒤 레비 회장은 '새 경기장 개장'과 '월드클래스 선수들 발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클럽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어렵다. 그래서 베일과 베르바토프, 케인 외에는 뽑지 못하겠다.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라고 말했다.
구단 레전드를 뽑으면서 바로 옆에 있는 손흥민은 빠뜨린 것. 물론 베일과 베르바토프, 케인 3명 모두 위대한 선수들인 건 맞지만, 기여도 면에서 보면 손흥민도 전혀 밀리지 않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베르바토프는 토트넘에서 2년밖에 뛰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2경기에 출전해 46골 29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오히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반대로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이 어려울 때도 의리를 지키며 남았고, 지난 10여년 동안 414경기 164골 86도움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구단 전설로 등극했다. 베르바토프보다는 토트넘에서 더 많은 족적을 남겼다.
한편 손흥민은 팬 포럼에서 토트넘에서 은퇴할 것이라 생각하느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축구에서 미래는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이 남아있고, 여기에서 뛴 지 거의 10년이 됐다. 내가 여기서 얼마나 행복한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면서도 "난 이번 시즌에만 집중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우승이다. 어느 날 내가 토트넘을 떠날 땐 모두가 웃으면서 날 전설로 불러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토트넘 팬들은 곧바로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보내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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