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가 건강 악화를 이겨내고 ‘개소리’를 완주해 의미를 더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논스톱5’를 집필한 변숙경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3인칭 복수’, ‘훈남정음’ 등을 연출한 김유진 PD가 의기투합했다. 전 세대를 대표하는 명배우들이 포진한 ‘황금 라인업’과 개와 대화라는 독특한 소재, 힐링 코미디 드라마라는 장르의 다양성 등으로 2024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소리’는 올해로 88세,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에게도 처음인 작품이다. 24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는 “드라마 하자고 하니까 두말 없이 좋다고 했지만 제목이 이상했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 드라마 사상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애완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개와 소통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건 처음이라 흥미가 높았다. 작가가 여성 분인데 추리력이 강하더라. 이 작가가 잘 크면 한국의 아가사 크리스티가 될 거 같았다. 할수록 재미늘 느꼈고, 베테랑들이 함께 하니 뒷배가 든든했다. 다양성을 가진 작품이라 제대로 만들면 물건이 되겠다 싶었다”고 선택 배경을 밝혔다.
올해로 연기 68년차의 ‘대배우’이지만 개와 소통하는 건 처음일 터. 이순재는 “개와 호흡을 맞추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소피가 처음엔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숙달이 되더라. 그런 부분이 신기했다. 처음 시도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소피가 주인공이다. 이 드라마가 나오면 명견이 될 거다. 연출도 좋았고 소피도 잘 따라와줘서 좋은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연기 열정은 그 누구도 말리지 못한다. ‘개소리’에서 이기동 역으로 이순재의 아들 역으로 출연한 박성웅은 “이순재와 호흡을 맞추면 늘 배우고 가는 기분이었다. 10번을 리허설하는데 대하 NG가 없으시니 더 노력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유쾌하고 좋은 교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대사 암기력은 이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때 김용건은 “작품 후반에 이순재의 건강이 조금 안 좋아져서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그걸 극복하시고 대본이 안 보이셔도 큰 종이에 써가며 외우셨다. 완고한 모습이 귀감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순재는 “대사를 제대로 못 외우는 배우는 배우가 아니다. 암기에 편차는 있지만 당연히 다 외워야 한다. 한번 만에 외우든 두 번 세 번 보고 외우든 다 외워야 한다. 그래야 연기도 제대로 되는 것”이라고 일침하며 울림을 안겼다.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기 열정을 불태우는 이순재. 오랜만에 안방에 돌아오는 이순재는 “어른들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별로 없다.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최초로 시도하는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 있는 드라마라 앞으로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6개월 동안 거제, 남해를 왔다갔다 하면서 군소리 없이 불평 없이 도와준 시민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시청자들과 시민들에게 기대감, 감사함을 전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오는 25일 수요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