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아웃 위기에 처한 로드리(28, 맨체스터 시티)가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목발은 짚지 않은 모습이었다.
맨시티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5라운드 홈경기에서 아스날과 2-2로 비겼다.
우승 경쟁을 펼치는 두 팀의 맞대결답게 치열한 혈전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9분 홀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홀란이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105번째 경기에서 100골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아스날이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22분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환상적인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공격에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헤더 역전골을 터트렸다. 다만 아스날은 전반 종료 직전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수적 우위를 안은 맨시티는 후반 내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아스날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작정하고 내려선 아스날의 단단한 수비벽은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패색이 짙던 맨시티는 마지막 순간 기사회생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존 스톤스가 극장 동점골을 넣으며 팀을 패배에서 건져냈다.
하지만 극적으로 승점을 챙긴 맨시티도 웃지 못했다. 로드리가 대형 부상을 입었기 때문. 선발로 나선 그는 전반 16분 토마스 파티와 자리 다툼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오른쪽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로드리는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마테오 코바치치가 대신 투입됐다.
로드리는 십자인대 파열이 유력하다. 스페인 '마르카'는 초기 검진 결과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보인다면서 최악의 징조라고 전했다. 정밀 진단에서 결과가 바뀌지 않는 이상 시즌 아웃 가능성이 크다.
로드리는 지난 시즌 맨시티 소속으로만 50경기에서 4300분을 뛰며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7월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결승전에서도 햄스트링 문제로 교체됐고, 최근에야 복귀했다. 이번 아스날전이 올 시즌 첫 선발 경기였지만, 16분 만에 악몽으로 끝나고 말았다.
일단 로드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로드리가 목발이나 보행 보조기 없이 두 발로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이제 로드리는 '의학의 메시'라 불리는 라몬 쿠갓 박사에게 정밀 검진을 받고, 부상 정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쿠갓 박사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로 뛰던 시절 그를 치료해준 인물로 많은 바르셀로나, 맨시티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외과 전문가다.
역사상 최초의 PL 5연패에 도전하는 맨시티로선 로드리의 부상은 대형악재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로드리가 선발로 뛴 지난 48경기에서 연속으로 패하지 않았다. 반면 로드리가 빠진 경기에서는 5경기에서 4패를 기록했다. 로드리가 얼마나 핵심 자원인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BBC'는 "맨시티가 로드리의 부상으로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까?"라며 "로드리가 출전한 경기에서 맨시티의 패배율은 11%에 불과하지만, 그가 없을 때는 24%로 증가한다. 맨시티는 로드리가 있을 때 평균 승점 2.36점, 그가 없을 때 2.04점을 획득했다. 따라서 로드리가 시즌 아웃된다면 예상 승점이 91점에서 80점으로 감소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의 이탈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중원 시스템을 찾아야 할 것이다. 로드리는 2023년 2월 이후 리그 경기를 뛰고 패배한 적 없다. 지난 시즌 맨시티가 기록한 3패 모두 로드리가 결장했을 때 발생했다"라고 강조했다.
로드리의 대체자는 코바치치가 유력하다. 데일리 메일은 "코바치치는 과거에도 로드리를 대신한 적이 있다. 일카이 귄도안과 리코 루이스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발밑이 좋은 수비수 존 스톤스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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