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을 꺾고 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섰다.
북한은 23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카마초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북한은 이번 결승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고, 최일선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최일선은 일본의 사사키 리오를 스피드로 제친 후, 중앙으로 드리블을 이어갔다. 이후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공이 일본의 수비수 시라가키 우노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일선은 이번 대회에서 총 5골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다. 그는 일본의 히지카타 마야와 브라질의 나탈리아 벤디투를 제치고 골든 부츠를 차지했다.
결승에 오른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8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북한의 단단한 수비와 조직력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북한에게 당한 1-2 패배를 설욕하고자 했으나, 다시 한번 실패하고 말았다.
북한은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을 1-0으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북한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고, 조직적인 수비로 일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반면, 일본은 전반전에 슈팅 수(3-6)와 유효 슈팅 수(0-4)에서 밀리며 고전했다.
후반 들어 일본은 점유율을 높이며 반격에 나섰지만, 북한의 견고한 수비 벽을 넘지 못했다. 후반 37분, 일본의 마쓰쿠보 마나카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깊숙이 침투한 후 중앙으로 컷백을 전달했지만, 고야마 시노미가 슛을 정확히 연결하지 못해 북한 골키퍼 채은경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 슈팅은 일본이 기록한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경기 막판 일본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북한이 다시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다. 후반 추가 시간 동안 일본은 더 이상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북한의 1-0 승리로 경기는 종료됐다.
이로써 북한은 2006년과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팀끼리 결승전을 치른 것은 2006년 북한과 중국의 결승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편 이번 우승은 북한의 세 번째 U-20 여자 월드컵 우승으로, 독일과 미국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국에 등극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