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해 세계 4위를 한 역도선수 김규호가 10년간 은행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는 2024 파리 패럴림픽 기획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재원 아나운서는 섭외 비하인드를 언급하며 “제작진이 이분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전화하고 찾아갔다”고 말했고, 엄지인 아나운서도 “저희가 섭외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침마당’에 가장 먼저 등장한 선수들은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김정남 선수. 그는 “저는 이번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25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터보의 김정남은 아니고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선수 김정남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정남 선수는 “저는 어릴 때 춤을 좋아해서 댄서가 되고싶었고, 커서는 무도가가 되고 싶어서 공수도도 잠깐했다. 그러다가 2010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면서 사격을 알게 됐고, 이렇게 패럴림픽에 가서 동메달까지 땄다”며 “섭외 연락이 와서 얼떨떨하고 당황하기도 했는데, 추억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방송 출연 소감을 전했다.
안타깝게도 김정남 선수는 파리에서 부친상을 겪었다고. 그는 “파리에 있는 동안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제가 장례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첫 종목인 10m 공기권총에서 안좋은 성적을 냈었는데, 다행히 25m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고, 그 메달을 바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장례식에 제 자리를 채워준 동생, 지인들에게 고맙고, 장례식 비용을 다 대주신 분이 파리 패럴림픽 단장이시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와 함께 “기적을 들어올린 분”이라고 소개된 역도선수 김규호도 등장했다. 김규호 선수는 “파리 패럴림픽에서 202kg를 들어올려서 세계 4위를 했다. 저도 5살에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규호는 “제가 2012년에 은행에 입사해 10년을 다녔다. 제가 잘하는거, 좋아하는 거 세계 최고가 될수있는 파워리프팅 선수를 선택했고, 역도가 좋아서, 미쳐서, 올인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김규호다”라며, 역도를 하기 위해 은행을 그만둔거냐는 질문에 “그만큼 역도에 미쳤다”고 덧붙였다.
아이 셋의 다둥이 아빠라는 김규호는 “저희 첫째 김탄, 둘째 김수아, 셋째 김찬이다. 아빠가 티비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얘들아 아빠 티비에 나왓다. ‘아침마당’에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선수들의 스타’ 은메달리스트 권효경 선수도 등장했다. 36년 만에 휠체어 펜싱 최초 출전 선수, 출전하자마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또 투혼의 발차기를 보여준 도쿄, 파리 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 주정훈 선수도 등장했다.
주정훈 선수는 “저는 패자부활전의 사나이다. 도쿄,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둘다 패자부활전에 가서 동메달을 땄다. 저는 패자부활전을 갔을 때 마음이 가장 힘들었는데, 선수로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한번 지고 다음 경기를 뛴다는 부담이 많이 됐는데, 그때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값진 동메달을 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유일하게 출전한 단체 종목인 골볼팀 주장 김희진 선수도 출연했다. 김희진 선수는 “골볼은 시각장애인 스포츠의 꽃이라고 하는데, 개최할 때마다 참여를 못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28년 만에 세계랭킹 15위로 참여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앞으로 성장하고 발전해나가는 한국골볼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김희진 선수는 “저희가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 유일한 단체종목이었다. 골볼은 눈을 가리고 소리로만 공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골을 넣는 스포츠다”라고 소개했다. 별명이 ‘미친개’라는 말에 김희진은 “제가 94년 개띠기도 하고, 저희가 눈을 가리고 하기 때문에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상황에서 다른 스포츠와 달리 관중의 호응이나 응원없이 정숙을 요하는 종목이라 감독님, 코치님도 코칭을 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투포환 종목으로 패럴림픽 첫 출전해 5등을 차지한 정지송 선수도 출연했다. 그는 “제가 농구도 좋아하고, 화요일마다 선수들이랑 풋살을 찬다. 저녁에는 개인적으로 크로스핏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다.
MC들이 “준비하면서 따가운 시선도 있을 것 같다”라고 묻자, 김규호 선수는 “저는 눈에 띄는 장애는 아니다 숨어있는 장애인이라. 의족을 하고 있고, 보통은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를 한다거나, 은행을 다닐때 지하철에 자리에 앉아있으면 양보하라는 어르신도 있더라. 제가 자리에 앉으면 시선을 이기기가 어렵더라. 교통약자석은 잘 앉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규호 선수 아내가 큰힘이 됐다고. 그는 “은행을 다니면서 운동을 선택하기 전에 반대하는 분들이 많았다. 은행은 정년 보장된 직장이니 가만히 있으면 연봉도 오르고, 정년도 보장이 되는데. 운동은 다칠 수도 있고, 내가 언제 그만둘 지도 모르고. 가족들, 은행 직원들도 다 반대했다. 그때 아내가 ‘그럼 한번 해봐, 너가 하고싶은 거 해보고 싶은 거 내가 응원해줄게’라고 했다.
또한 김규호 선수가 패럴림픽에서 세계 4위를 한 뒤 아내에게 받은 메시지도 공개됐다. 문자에서 김규호 선수의 아내는 “잘했다 우리 김규호!! 당신의 패기 너무 멋졌어!!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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