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추석 최고 흥행작 '베테랑2'에는 관객들도 미처 몰랐던 조연 배우들이 숨어 있다. 데뷔 30년차 가수부터 전 MBC 아나운서, 300만 유튜버까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먼저 불후의 명곡 '늪'으로 유명한 가수 조관우와 KBS '개그콘서트' 출신 안상태는 서도철(황정민 분)이 고등학생 아들의 학폭 문제로 학교에 불려갔을 때 등장한다. 조관우의 경우 워낙 짧게 등장해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조관우는 서도철의 아들과 학폭으로 얽힌 동급생 치훈의 아버지를 연기했다. 특별한 대사는 없었지만, 억울한 표정과 눈빛 등으로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안상태는 해당 고등학교의 선생님으로 분해 서도철과 치훈의 아버지 사이를 오가며 두 학부모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관우가 가수와 연기를 병행한지는 꽤 오래됐다. 2011년 JTBC 개국 특집드라마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통해 처음 시작했고, 이후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2018), tvN 드라마 '어사와 조이'(2021) 등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세하별'에도 출연한다.
류승완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2015년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 배우 조관우, 무대에서 깔끔한 가수 조관우를 생각하다가 직접 만났는데 평범한 그 또래 아저씨 차림으로 왔다"며 "순간 그 배역(치훈의 아버지)의 콘셉트를 바꿨다"며 캐스팅 뒷얘기를 공개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 홍은철도 초반부 중요한 인물로 등장해 눈도장을 찍는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여대생 제자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캐릭터로, 연쇄살인마 해치가 사적 복수를 가하는 대상이다. 해치의 첫 번째 타깃이 되면서 세상을 발칵뒤집어 놓는다. 반듯한 아나운서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추악한 캐릭터로 인상을 남겼다.
홍은철은 '출발! 비디오여행'으로 얼굴을 알렸고, 2016년 MBC를 퇴사하면서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2020년에는 웅빈이엔에스와 전속계약을 맺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약 3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피식대학' 김민수는 조회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사이버 렉카를 소화했다. 임산부를 살해한 범죄자 전 소장(정만식 분)이 3년 만에 출소하자 국민들이 반발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강력반이 24시간 보호에 들어간다. 이때 전 소장의 집 근처에 동네 주민들과 사이버 렉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이들 중 한 명이 김민수다. 실감나는 사이버 렉카 연기가 관객들의 분노를 제대로 유발한다.
이들은 어떻게 '베테랑2'에 나오게 됐을까?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배역을 두고 고민하던 류승완 감독이 최대한 어울리는 배우들을 찾아나섰고, 대부분 직접 캐스팅을 제안해 출연이 성사됐다고.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황정민과 정해인을 비롯해 다양한 조연까지 연기 구멍없는 배우들 덕분에 1편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 중이다.
한편 '베테랑2'는 순제작비 186억 원, 손익분기점 400만 명으로, 개봉 6일 만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1일 추석 연휴는 끝났지만 9일 째 500만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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