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위기이자 '캡틴' 손흥민(32)의 위기다. 이제는 반등이 필요하다.
영국 '더 부트 룸'은 18일(한국시간) "팀 셔우드는 손흥민이 아스날을 상대로 끔찍했다고 말한다. 토트넘은 지난 주말 아스날에 패했고, 솔직히 말해서 토트넘의 경기력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는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서 0-1로 패했다.
토트넘 팬들은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데다가 아스날 핵심 선수들이 여럿 빠지는 만큼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에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에게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토트넘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스날전 3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떨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 다시 패하며 1승 1무 2패(승점 4)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이다. 리그 순위는 13위.
손흥민에게 비판의 화살이 향했다. 그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손흥민은 90분 동안 슈팅 1회, 유효 슈팅 0회,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2회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스날 킬러'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축구가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또 세트피스에로 실점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는데 정말 실망스럽다"라며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손흥민은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우리는 100% 발전해야 한다. 지금은 힘든 순간이며 함께 뭉쳐야 한다"라며 "우리는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지만, 선수들이 득점에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침착해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이를 반박하며 패배를 손흥민 탓으로 돌렸다. 골닷컴에 따르면 한 팬은 손흥민을 '주장의 수치'라고 낙인 찍었고, 다른 한 팬은 "지배한다고 해서 이기는 건 아니다. 멍청아. 그는 우리가 겪은 불행 중 최악의 주장이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경기장에 리더십이 없다. 목소리와 권한을 갖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장을 줘라. 손흥민은 주장이 아니다"라는 도 넘은 힐난까지 나왔다.
토트넘 감독 출신 셔우드도 손흥민의 경기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프로덕션'에 출연해 "아스날전은 손흥민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다. 그는 북런던 더비에서 많은 골을 터트린 골잡이지만, 이번엔 그의 날이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셔우드는 손흥민에게 호의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시즌 "손흥민은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극찬했고, 이번 아스날전을 앞두고도 손흥민을 토트넘-아스날 통합 베스트 11에 넣었다. 그런 셔우드마저 손흥민의 모습에 비판을 내놓은 것.
손흥민은 19일 열린 코번트리와 카라바오컵(EFL컵) 32강전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교체 출전해 약 28분을 소화했지만,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루빨리 반등이 필요한 손흥민이다.
더 부트 룸도 "토트넘은 이제 브렌트포드와 맞붙는다. 지금까지는 시즌 시작이 고무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현재 경기력은 충분치 않다. 이대로라면 팬들은 곧 지치기 시작할 것이다. 토트넘은 조만간 승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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