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만 좋아도 7골이나 터지는 광주FC였다.
광주는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이스트 1차전’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7-3으로 이겼다. 광주는 역사적인 ACL 첫 승을 기록했다.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3위의 돌풍을 일으키며 당당히 ACL 진출권을 획득했다. 시민구단의 한계가 있어 K리그1과 ACL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심지어 시설도 따라주지 못했다. 광주는 홈구장과 훈련장의 잔디문제가 계속 불거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정효 감독은 정교한 패스와 압박을 강조한다. 광주의 열악한 시설이 오히려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1만명도 수용하지 못하는 광주전용경기장은 AFC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광주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를 보수해 겨우 홈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요코하마가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요구했지만 컨디션 유지를 위해 수락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의 첫 ACL 경기가 개최됐다. 9월 중순임에도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더욱 더운 날씨였다. 광주에 보슬보슬 비까지 내려 체감온도는 더 높았다. 짜증지수까지 치솟았다.
막상 광주의 경기력은 시원했다. 전반 2분 만에 아시니가 시원한 중거리포를 터트렸다. 전반 15분 오후성의 추가골까지 나왔다. 광주가 2-0으로 앞서나갔다.
아사니는 후반 10분과 후반 47분 추가시간 두 골을 보태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희균, 가브리엘, 미켈타즈도 골맛을 봤다. 아무래도 잔디가 좋다보니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었다.
무더위에 지쳤던 축구팬들은 한가위에 펼쳐진 한일전에서 7-3으로 시원한 승리를 맛봤다. 이정효 감독도 오랜만에 주먹을 불끈 쥐며 경기력에 만족했다.
비록 관중석이 먼 전용구장이 아니지만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FC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팬들은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게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계속 받쳐주길 바라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