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프로축구단인데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다.
2023년 창단된 충북청주FC는 충북지역에 유일한 프로축구단이다. 프로축구단 창단을 열망했던 도민들의 관심이 높다. 충북청주는 지난 시즌 K리그2 8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9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충북청주가 홈구장으로 쓰는 청주종합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매우 아쉽다. 곳곳이 패여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있다. 선수들이 슬라이딩 태클 등을 할 때 위험한 장면이 연출된다.
특히 구장은 비가 왔을 때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논두렁’으로 변신한다. 스태프들이 총출동해 빗자리로 물기를 빼기도 한다.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는커녕 선수들의 부상위험도가 높은 상황이다.
최윤겸 충북청주 감독은 “잔디상태가 작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좋아진 편이다. 홈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시도민구단의 특성상 시설투자에 큰 돈을 들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청주시는 8억 원을 들여 오는 11월 중순부터 내년 4월까지 청주종합경기장의 8천㎡ 규모의 토양과 잔디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배수가 잘 되는 모래를 써 기존의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충북청주가 훈련장으로 사용했던 내수공설운동장은 배수가 되지 않아 폭우가 온 뒤 잔디가 전부 썩었다. 결국 충북청주는 청주 인근 훈련장을 떠도는 신세다.
충북청주 선수A는 “운동장 상태가 좋지 않다. 단순히 패스가 잘 되지 않는 수준이 아니다. 운동장이 완벽하지 못하면 선수들은 부상의 위험을 늘 안고 불안한 상태에서 뛰어야 한다. 훈련장도 없어 공군사관학교 운동장 등을 떠돌고 있다. 그라운드 컨디션이 너무 달라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다.
최근 국가대표팀과 FC서울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문제로 최상의 경기력을 내지 못해 논란이다. 비슷한 문제점을 겪는 지방 구단은 언론과 팬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어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청주종합경기장 잔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