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협회에게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징계를 받은 손준호(32, 수원FC)가 눈물로 혐의를 부인했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공문을 통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며 징계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총 61명을 처벌했는데 그 중 손준호를 포함해 43명은 수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축구관련 활동 영구금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수원체육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밝혔다. 구치소에 감금된 후 일찍 풀려나고 싶은 마음에 없는 죄를 거짓으로 자백해 일이 커졌다는 내용이었다.
손준호는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가족들이 한국을 갔는지 중국에 남았는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알 수 없어서 겁이 났다. 가족 생각이 너무 났다.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7-15일 뒤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 어쩔 수 없이 너무 겁이 났다. 가족 걱정에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가족들이 고용한 중국변호사가 손준호를 찾았다. 왜 죄를 인정했냐고 다시 추궁했다. 손준호는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냐.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너무 바보 같고 한심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단지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생각과 가족에 대한 걱정,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한 판단을 했다”고 인정했다.
중국판사의 자백강요도 있었다. 손준호는 “재판 전 고위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판사가 이야기하며 ‘넌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 뭔가 하나라도 인정하지 않으면 외교문제가 발생한다.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아니면 언제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 판사는 20만 위안을 받았다고 인정하며 수일내로 석방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축구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거래를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손준호는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에 없는 죄를 인정했다. 손준호는 “판사와 간부가 이 내용을 나가서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된다며 발설시 큰 문제를 삼고 축구를 못하겠다고 했다. 형식적 재판을 거쳐 석방됐다.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며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감정이 폭발한 손준호는 “국민들이 저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고 도와주고 계신다. 우리 가족이 버티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께 사실만을 이야기드린다. 축구계에서도 저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