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에서 첫 승을 신고한 홍명보 감독은 축구팬들의 환호성을 들을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져 3-1로 승리했다.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원정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도 복귀승을 기록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삼총사가 다한 경기였다. 전반 10분 만에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정승현의 자책골이 나와 분위기가 오만으로 넘어갔다.
후반전 막판까지 1-1로 팽팽하면서 한국이 쫓기는 분위기였다. 한국은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하지만 오만은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었다. 오만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침대축구를 시전했다.
이강인이 분위기를 바꿨다. 개인기에 이은 날카로운 패스로 후반 37분 손흥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은 89분을 뛰고 엄지성과 교체됐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설영우와 오세훈을 빼고 황문기와 이재성을 투입했다. 후반 44분 황희찬이 나오고 주민규가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교체카드였다.
마닝 주심이 무려 추가시간 16분을 주면서 주전들이 대거 지쳤다. 후보들이 들어가 역할을 했다. 후반 56분 추가시간 손흥민이 전력질주한 뒤 내준 공을 주민규가 마무리해서 한국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 승리를 따낸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 후반에 우리는 승리해야 했기 때문에 전술 변화를 줬다. 선수들이 변화에 아주 잘 대응했다”며 승리에 만족했다.
야유를 자제하기로 약속한 붉은악마 응원단과 교민들과 합세해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단이 다가가 인사했다. 팬들도 따뜻하게 맞았다. 팔레스타인전과 같은 험악한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과 K리그 선수들은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과연 오만전 승리를 통해 홍 감독에 대한 여론이 바뀌었을까. 일부 팬들은 3-1 승리라는 결과와 상관없이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공항에 모일 팬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주목된다.
A매치 결과와 상관없이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는 오는 24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증인으로 소환해 질의를 한다. 정 회장과 홍 감독 외에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출석한다.
문체위는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축구협회의 논란에 대해 조사를 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당사자들을 국회로 소환해 직접 현안에 대한 질의를 할 계획이다. 주요 질의 내용은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둘러싼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가 될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