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의 횡령-배임 가능성이 드러났다.
문체부는 지난 1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중간 브리핑을 실시했다.
지난달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던졌던 '폭탄 발언'의 후폭풍으로서 문체부는 파리 올림픽 직후 조사단을 구성했다. 문체부는 현재 제도 개선, 국가대표 관리, 보조사업 수행사업 점검, 협회 운영실태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유용 의혹에 대해선 횡령-배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문체부는 "2023년 회장과 공모사업추진위원장 주도로 물품을 구입하면서 협회 직원들 몰래 후원 물품 지급 계약을 구두로 체결해 셔틀콕, 라켓 등 1억 5000만 원 규모의 물품을 수령했다"면서 "올해는 회장과 협회 사무처가 주도해 후원사로부터 약 1억 4000만원의 후원 물품을 받기로 서면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협회가 이렇게 받은 후원 물품을 공식 절차 없이 배부했다며 "작년에는 공모사업추진위원장이 지역별 물량을 임의로 배정했고 위원장 소속인 태안군배드민턴협회로 4000만 원 상당의 용품이 배분됐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횡령-배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미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된 만큼 추가적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 참고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체부는 협회 감사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계법인에 장부 작성·세무 조정 명목으로 약 1600만 원이 지급된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 큰 문제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경우 후원사가 주는 보너스가 선수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난 것.
김택규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협회가 받는 연간 후원금의 20%를 국가대표 선수단에게 배분하는 규정이 있었다.
특히 그 금액이 10억 원에 가까웠지만 2021년 김 회장 취임 후 그 조항이 삭제됐다.
문체부는 "국고보조금 운영관리 지침은 임직원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보조금법 위반행위에 대해 교부 결정 취소, 보조금 반환 명령, 제재부가금 부과 등 처분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