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을 대하는 자세도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
후지쯔 레드웨이브는 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결승전’에서 도요타 안텔롭스를 76-55로 물리치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도요타는 아쉽게 정상 근처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결코 실패는 아니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새 팀을 꾸려서 나온 도요타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경기 후 오가 유코 도요타 감독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어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작년에 우승했지만 올해는 많이 젊어졌다. 젊은 선수들이 능력을 보여줘 기쁘다. 도요타 팀은 어린 선수들 역할을 찾는 과정에 있다”며 대회 성과에 만족했다.
보통 경기에 패한 팀은 화가 나서 조용히 경기장을 떠나기 마련이다. 박신자컵에 참가한 대부분의 한국팀들도 그랬다. 결승전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졌을 경우는 더 그렇다. 도요타는 달랐다. 네 방향의 관중들에게 모두 90도로 고개를 숙여서 ‘폴더인사’를 했다.
이후 도요타는 승자 후지쯔의 시상식까지 모두 참석해 끝까지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다. 패배의 아픔 속에서 승자를 예우하는 모습까지 인상적이다.
오가 감독은 “농구에 우리 팀이 있고 상대팀 뿐만 아니라 심판도 있다. 가장 중요한 관객도 있다. 응원해주는 관객이 가장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관중에 대한 존경과 예의는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인사를) 시키고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본의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라며 선수들의 기량만큼이나 인성을 더 강조했다.
현역시절 일본농구 레전드였던 오가 감독 역시 끝까지 성실하게 웃으며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농구를 선수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선수들 강점을 끌어내 지도해야 한다. 대회에 불러줘 WKBL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결승에 가서 자신감을 얻었다. 리그에 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회 성과에 만족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