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을 꿈꾸는 홍명보호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오만 첫 훈련을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훼손된 잔디도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였지만, 한국의 결정력과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막판 손흥민이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끝내 팔레스타인 골문을 열지 못한 한국은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분위기도 좋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은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생긴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김민재가 직접 관중석으로 다가가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러진 10년 만의 홍명보호 재출항이었다.
대표팀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오만으로 이동했다. 홍명보호는 현지 시각으로 7일 오후 12시경 무스카트 공항을 통해 오만 땅을 밟았다. 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약 15시간 만이었다. 경유지 카타르 도하에서 수하물 문제로 30분 정도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무스카트 공항에선 주오만 대사와 오만한인회 인원 등 20여 명이 선수들을 맞이했다. '축구대표팀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와 태극기도 볼 수 있었다. 송범근과 이재성을 필두로 입국장에 들어선 대표팀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을 거친 만큼 피로한 얼굴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꽃다발까지 받았다. 그가 나타나자 박수 세례와 함께 "화이팅입니다", "환영합니다" 등의 응원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연한 표정이던 홍명보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최고 스타는 김민재였다. 교민들은 그가 지나가자 큰 목소리로 사인을 요청했고, 김민재도 다소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멈췄다. 김민재는 밝게 웃으며 팬들이 건네는 공과 사인지, 펜 등을 받아 열심히 팬서비스를 펼쳤다. 팬들도 분주히 그 모습을 휴대폰에 담았다.
강행군을 소화한 대표팀이지만, 오만에서도 쉴 틈이 없었다. 선수단은 숙소로 이동해 짧은 휴식을 취한 뒤 공항 인근 알 시브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오후 6시가 되자 대표팀 전원이 둥근 원 형태로 모였다. 홍명보 감독이 짧게 스피치를 진행한 뒤 본격적으로 훈련이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전 선발로 뛰었던 11명과 교체 투입으로 많은 시간을 뛴 오세훈, 황희찬까지 13명은 회복에 집중했고, 나머지 13명은 스트레칭 이후 일반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장은 우려와 달리 밝은 분위기였다. 가볍게 경기장을 돌 때도 구석에서 몸을 풀 때도 선수들의 얼굴엔 그늘이 없었다. 특히 리프팅 후 골대를 맞히고 돌아오는 레크리에이션 훈련이 시작되자 웃음이 터져나왔다. 다른 쪽에서도 한 발로 서서 민첩성과 밸런스를 강화하는 리액티브 캐치를 진행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를 지켜보던 홍명보 감독도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후 비회복조는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의 지도 아래 포지셔닝 훈련을 소화하며 손발을 맞췄다. 좁은 공간에서 공을 주고받는 론도도 빠뜨리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의자에 앉은 이강인 옆에서 일대일로 코칭을 하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대표팀 훈련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뒤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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