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오만 쇼크'는 잊어야 한다. 첫 승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운명의 오만 땅을 밟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무스카트 국제공항을 통해 오만에 입성했다. 한국은 오는 10일 오후 11시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훼손된 잔디도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였지만, 한국의 결정력과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0년 만의 재출항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홍명보 감독. 그는 "3차 예선 첫 경기에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며 "전반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은 조금 더 개선이 됐다. 몇 번의 득점 찬스가 있었으나 살리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골대 불운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주장 손흥민은 2차전 승리를 약속했다. 그는 "이기지 못해 누구보다 아쉽다. 괴로운 밤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찬스도 많이 만들고..."라며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이제 한 경기다. 최고의 경기를 할 기회가 남았다. 다음 경기는 잘 준비해 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승리가 절실한 홍명보호는 현지 시각으로 7일 오후 12시경 오만에 입국했다. 대표팀은 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경유 포함 15시간에 달하는 고된 비행 끝에 오만 땅을 밟았다. 경유지 카타르 도하에서 수하물 문제로 비행편이 30분 정도 연착되기도 했다.
송범근과 이재성을 필두로 입국장에 들어선 대표팀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을 거친 만큼 피로한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김민재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공항까지 마중나온 팬들의 요청에 발걸음을 멈추고 사인을 해주며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이날 무스카트 공항엔 주오만 대사와 한인회 회장 등 20여 명이 자리해 선수들을 맞이했다. '축구대표팀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와 태극기도 볼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꽃다발 선물과 박수 세례를 받으며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마지막에 등장한 손흥민도 연신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대표팀은 곧바로 버스에 올라탄 뒤 숙소로 이동했다. 선수단은 짐을 풀고 간단하게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저녁에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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