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도 모하메드 살라(32, 리버풀)의 ‘밀당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리버풀은 2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눌렀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린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그 2위다.
살라는 1골, 2도움을 올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리버풀에서 살라 없는 공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팀내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리버풀은 2025년 계약이 만료되는 살라와 재계약 이야기가 없다.
살라는 대놓고 리버풀을 떠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리버풀에 남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살라가 리버풀을 떠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리버풀에게 재계약 압박을 독촉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떠나겠다’는 카드를 쓴 것이다. 실제로 살라의 발언이 나간 뒤 리버풀 팬들과 지역언론까지 나서 “살라와 무조건 재계약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생성됐다. 살라가 리버풀과 재계약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했다.
손흥민도 살라와 비슷한 상황이다.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공격수다. 21-22시즌에는 나란히 23골을 넣어 득점왕까지 양분했다. 손흥민 역시 토트넘과 2025년까지 계약이 단 1년 남았다. 토트넘 구단은 재계약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1년 연장옵션으로 써먹고 34세가 되는 2026년에 그를 놔줄 수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고 싶다”며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레전드로서 구단에 우승트로피를 반드시 안겨야 한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손흥민은 “아직 난 토트넘 레전드가 아니다. 구단에서 아직 하지 못한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을 이끌어 내야하는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발언이 꼭 유리하지 않다. 그물에 갖힌 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 법이다. 손흥민이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간다면 토트넘이 레전드 손흥민을 홀대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손흥민이 살라처럼 대놓고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발언을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토트넘이 아직 재계약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는 가운데 손흥민이 ‘무조건 남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협상에서 충분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