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 좋게 생각하실 분들은 하셔 된다, 하지만 야유보단 응원이 필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경기를 주도하고도 제대로 슈팅을 연결하지 못하면서 빈공 끝에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B조서 오만,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과 함께 B조에 속했다. 첫 경기였던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이번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아쉽게도 한국은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린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슈팅을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던 상황서 나선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경기 정예 멤버로 나섰으나 기대했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망가진 잔디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인해 다음 경기를 기약하게 됐다.
김영권과 호흡을 맞춘 김민재는 이날 부지런히 뛰었다. 워낙 경기 자체의 주도권을 잡아 김민재가 돋보일 장면은 없었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서 그가 시선을 끌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직접 붉은 악마가 있는 한국 응원석 앞까지 가서 두 손을 아래로 내리면서 팬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내내 야유가 이어졌다. 실제로 경기 시작 직후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안티콜이 나온 것으로 모자라서 전반 20여분 정도에 홍명보 감독을 향한 안티콜이 나왔다. 경기 전 수위 높은 비판 걸개 이상으로 야유콜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김민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나왔다. 그는 믹스트존 인터뷰서 "심각하게 생각하실 것은 아니다. 그냥 팬분들에게 가서 그냥 우리를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사실 저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 나중에 (내 말을) 왜곡해서 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찾아오셔서 비판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라면서 "경기가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못하기를 바라는듯한 모습이 아쉬워서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김민재는 "어느 정도 생각하기 나름이니깐 그렇게 받아들일 분들은 그러시면 된다"라면서 "경기장에서 뛰는 우리 입장에서는 시작하기 전에 (누구를 향한 야유) 그런 게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털어놨다.
선수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야유로 시작한 것 자체가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 김민재는 "그렇다고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야유나 잔디 등을 이야기하면서 변명하진 않겠다. 개인적으로 아쉬울 뿐이다. 분위기가 안 좋은 와중에도 팬분들께서 와주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선수들도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재는 "팬분들께 찾아가신 걸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하지만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다"라면서 '우리가 잘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해서 너무나 죄송하다"라고 인터뮤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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