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의 선방으로 팔레스타인의 0-0 무승부를 이끈 수문장 라미 하마데흐(30, 무적)의 꿈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이번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한국은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리게 됐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던 상황속에서 첫 승리를 위해 나선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경기 정예 멤버로 나섰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아쉬운 잔디 상태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첫 승을 다음 경기에서 기약하게 됐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이강인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겼고 날카로운 프리킥은 라미 하마데흐의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도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면서 여러 차례 찬스를 맞이했으나 골대를 때리는 등 득점에 실패했다.
원정서 0-0 무승부라는 성적을 내는 데 지분이 컸던 팔레스타인의 수문장 라미 하마데흐가 수훈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는 "이번 경기를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감독님, 코치님, 국민들에게 영광이다. 많은 스타를 보유한 한국을 상대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어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소속팀이 없다. 팔레스타인 리그도 멈춰 있다. 홀로, 혹은 동료들과 개인 훈련만 진행해왔다. 잘 준비된 경기력을 바탕으로 승점 1점을 얻어 기쁘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도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국가 사정으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팬들이 적었던 만큼 한국 홈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던 경기다. 이에 하마데흐는 "응원을 와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응원하러 경기장에 와준 것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꿈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처럼 소속이 없는 선수도 훌륭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경기 결과에 굉장히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다음 월드컵은 북중미 월드컵이다. 미국에서도 경기가 진행된다.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는 상황, 하마데흐는 "저희는 전세계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꿈이 있다. 0.0001%의 희박한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있더라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개최국은 중요하지 않다.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