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황문기(28, 강원 FC)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양분이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2일 소집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에 돌입했다. 2일 훈련에 임한 선수는 K리그에서 활약하는 12명을 포함한 총 19명으로 2일 새벽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른 김민재와 이강인를 비롯해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설영우, 이한범 등 해외파는 뒤늦게 합류했다.
3일 KFA는 "오늘 소집 선수 도착 일정에 따라 선수단 전체 미팅을 진행한 후 훈련 출발 예정"이라고 공지했으나 홍명보 감독은 일정을 바꿨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의 입국과 소집이 늦어지면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미팅을 4일로 미룬 것. 감독 코치진과 선수들은 경기 전날인 4일에서야 첫 미팅을 진행했다.
유독 컨디션에 신경을 썼던 이번 소집이다. 팔레스타인전 선발 라인업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기존 자원들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의 컨디션이 정상이라는 말과 같다. 또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황문기가 선발로 출전하면서 데뷔전을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대한축구협(KFA)는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홍명보호'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 주민규가 자리하고 손흥민-이재성-이강인이 공격 2선에 선다. 황인범-정우영이 중원을 채우고 설영우-김민재-김영권-황문기가 포백을 꾸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킨다.
이날 대표팀 선발 라인업 11인 중에서 가장 의외인 이름은 황문기. 1996년생으로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등 대표팀 중견급 들과 동갑인 그는 이번이 대표팀 첫 발탁이었다. 울산 현대 유스 출신인 그는 2020년까지 포르투갈 아카데미카 드 코임브라서 뛰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유럽 리그가 중단되면서 안양 FC를 걸쳐 강원에 입단했다.
강원 입단 이후는 쉽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 2023 시즌은 상무서 탈락해서 사회복무요원으로근무해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이 끝나고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를 고려했으나 윤정환 감독이 만나 직접 설득해 한 시즌을 더 뛰게 됐다.
그리고 이 결정은 최고의 선택이 됐다. 이번 시즌 강원 선수단의 부주장으로 임명된 황문기는 윤정환 감독의 완벽한 신뢰를 바탕으로 양민혁과 최강의 우측 라인을 형성했다. 이번 시즌 리그 7호 도움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강원의 엔진 역할을 해냈다.
홍명보 감독은 군 문제로 인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무대 출전이 불확실한 상황서도 황문기의 실력 하나를 보고 그를 택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팔레스타인전 선발 기회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 연이은 최고의 기회를 얻은 황문기가 어떤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