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슈퍼루키' 양민혁(18, 강원FC)이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양민혁은 최근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는 지난 26일 발표된 9월 A매치 26인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은 오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을 치른 뒤 10일 오후 11시 오만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만과 2차전을 펼친다.
팔레스타인전은 2014년 7월 사퇴한 뒤 10년 만에 A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복귀전이다. 그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페예노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발탁했다.
새 얼굴도 4명이나 뽑았다. 홍명보 감독은 강원의 K리그1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공격수 양민혁과 우측 풀백 황문기를 처음으로 발탁했다. 또 센터백 이한범(미트윌란)과 2004년생 풀백 최우진(인천)도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역시 양민혁이다. 그는 2024년 K리그 최고의 '뉴페이스'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양민혁은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을 휩쓸고 있다.
그야말로 만화 같은 스토리.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제주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하기도 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강원도 양민혁의 활약을 높이 사 지난 6월 프로 계약까지 체결했다. 2006년생 양민혁은 K리그 무대를 누빈 지 고작 3개월 만에 프로 신분으로 올라서게 됐다. 준프로 신분은 1년 유지되지만, 강원이 6개월 빨리 선물을 안긴 셈.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양민혁은 지난 7월 말 토트넘에 공식 입단했다. 강원 소속으로 K리그1 무대에 데뷔한 지 5개월도 안 돼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합류한다. 우리는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제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까지 가슴에 달게 된 양민혁. 막내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대한축구협회(KFA)와 인터뷰에서 "굉장히 영광이다. 어린 나이에 기회를 받게 돼서 감사하다. 막내이다 보니까 형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빨리 친해지고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며 "발표가 난 뒤 학교에 며칠 가지 않아서 많은 얘기를 듣진 못했다. 몇몇 친구들이 다 축하한다고 해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게 될 손흥민과도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다. 양민혁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때도 내게 '아주 잘하고 있다', '영어 공부 많이 해야 한다'라고 조언해주셨다. 이번엔 직접 만나서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더 기대된다. 좀 더 친해져서 빨리 얘기도 해보고 싶고,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표팀 첫 훈련도 경험한 양민혁이다. 그는 "어제는 간단한 회복 훈련이었는데도 투지 있었다. 진지함과 즐거움 속에서 훈련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라며 "처음에 (이)재성이 형이 잘 챙겨줬다. 말도 많이 걸어줬다. (최)우진이 형도 같이 처음 들어왔다 보니까 잘 지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민혁은 A매치에서도 당당하게 실력을 다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주눅들지 않고 당돌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내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이나 마무리 능력을 최대한 어필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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