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골대에도 공을 넣지 못했다. 마르크 기우(18, 첼시)가 이적 후 두 경기 만에 첼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팬들은 첼시 공격수 기우의 황당한 실수를 보고 믿지 못했다. 그는 이 장면을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첼시는 23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4-202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 최종 예선 결승 1차전에서 세르베트(스위스)를 2-0으로 꺾었다.
첼시는 세르베트를 상대로 생각보다 고전했다. 전반에 유효 슈팅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슈팅 10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점유율은 높았으나 답답한 경기력이었다.
후반전은 달랐다. 첼시는 후반 5분 크리스토퍼 은쿤쿠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후반 31분 노니 마두에케의 멋진 추가골로 승리를 따냈다.
다만 승리와 별개로 첼시 팬들을 경악케 한 장면이 있었다. 바로 후반 6분 기우의 어처구니없는 슈팅 실수.
선발 출전한 기우는 상대 골키퍼를 열심히 압박하면서 공을 뺏어냈다. 그리고 흐른 공을 먼저 따내면서 박스 안에서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맞았다. 골키퍼는 아직 골문을 비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우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가볍게 오른발로 슈팅을 날렸지만, 빗맞으면서 뒤따라온 골키퍼에게 막혔다. 기우는 다시 달려들어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골키퍼와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골대 뒤에 자리한 첼시 팬들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첼시와 스페인 선배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빅 찬스 미스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슈팅이었다. 토레스 역시 지난 2011-2012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고 빈 골문에 공을 밀어넣지 못한 적 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키퍼까지 완벽히 제쳤지만, 마지막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이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스포츠 바이블은 "기우는 세르베트전에서 이번 시즌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라며 "그는 아주 쉬운 기회를 놓치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보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골닷컴'은 기우에게 평점 5점을 줬다. 매체는 "공을 받기 위해 깊숙이 내려와야 했고, 등을 진 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에 너무나 손쉬운 기회를 놓쳤다"라고 지적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도 기우에게 평점 5점을 매기면서 "전반에는 좋아보였고, 플레이를 잘 연결했다. 하지만 하프타임 이후 절대적인 빅찬스를 날렸다"라고 평가했다.
팬들도 한숨을 내쉬었다. 한 팬은 "내가 본 것 중 최악의 미스였다"라고 했고, 다른 팬은 "기우는 축구 역사상 가장 쉬운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다"라고 비웃었다. 그럼에도 몇몇 팬들은 "전 세계가 기우를 부끄럽게 여길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은 세르베트 골키퍼를 언급해야 한다", "기우의 헌신과 노력은 부정할 수 없다. 그는 더 강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기우는 올여름 첼시 유니폼을 입은 2006년생 공격수다. 그는 스페인 국적으로 바르셀로나 성골 유스였지만, 잉글랜드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기우는 지난해 10월 바르셀로나 1군 무대에 합류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데뷔전도 완벽했다. 그는 프로 첫 경기였던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 교체 투입 23초 만에 데뷔골을 터트리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구단 역사상 데뷔전 최단시간 득점, 21세기 라리가 최연소 데뷔골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기우는 더 많은 출전시간을 원했고,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이적료는 600만 유로(약 90억 원)를 기록하며 첼시와 5+1년 계약을 맺었다. 기우는 "정말 기쁘다. 너무 기대돼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놀라운 기회이기에 놓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기우는 지난 19일 맨체스터 시티와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도 교체 투입하며 경기장을 밟았다. 그는 이번엔 선발 출전 기회까지 받았지만, 충격적인 빅 찬스 미스를 범하며 데뷔골을 날리고 말았다. 하루빨리 만회해야 하는 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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