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엑스의 분전으로 실버 스크랩스를 기대하던 팬은 이내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더 이상의 반격은 없었다. 지면 탈락인 잔인한 플레이오프 1라운드 승부에서 웃은 쪽은 디플러스 기아(DK)였다. DK가 여우군단을 한 수 위의 힘으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DK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플레이오프 1라운드 피어엑스와 경기에서 나서스 스몰더 등 회심의 카드와 초반 뿐만 아니라 중후반 역전하는 뒷심까지 어우러지면서 3-1 로 승리했다. 이로써 DK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피어엑스는 3세트 짜릿한 역전극으로 추격에 나서며 희망의 끈을 잡았지만, 4세트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DK가 먼저 웃었다. 1세트 11년만에 미드로 등장한 나서스와 스몰더의 쌍끌이 활약을 앞세워 중후반 뒷심을 발휘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여기에 2라운드 막바지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모함’ 정재훈이 그림같은 이니시에이팅이 어우러지면서 역전 출발을 견인했다.
여기에 ‘쇼메이커’ 허수의 나서스가 스택을 중첩하면서 존재감이 달라졌다. 일반 공격 한 방이 궁극기 빰치는 위력이 되자, 피어엑스는 교전을 망설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DK가 압박을 더 세차게 들어갔다. ‘에이밍’ 김하람의 스몰더의 화력도 후반으로 갈수록 더 매서워졌다. 29분 한타에서 나서스와 스몰더의 힘으로 대승을 거두고 두 번째 바론 버프를 두른 DK는 그대로 여세를 몰아 피어엑스의 본진까지 장악하면서 1세트를 32분 19초만에 정리했다.
2세트 역시 DK가 중반 이후 뒷심을 끌어내면서 1세트와 비슷하게 뒤집기에 성공했다. 글로벌골드에서 3000까지 열세였던 DK는 드래곤 3스택 중첩 이후 크산테의 환상적인 탱킹과 이니시가 상대를 분쇄하면서 통쾌한 에이스로 열세 상황을 단박에 우세로 전환시켰다. 힘의 구도가 바뀌자 DK가 폭발적인 화력을 앞세워 피어엑스를 그들의 진영으로 밀어버렸다. 다시 한 번 한타 대승을 바탕으로 바론 버스트까지 성공한 DK는 버프의 힘을 앞세워 피어엑스의 넥서스를 함락시키고 세트스코어를 2-0, 매치포인트를 찍었다.
벼랑 끝에 몰린 피어엑스도 저력이 있었다. 3세트 DK가 바론 버프와 장로 드래곤의 더블 버프를 바탕으로 넥서스로 진격하는 상황에서 ‘헤나’ 박증환의 직스가 라인 클리어를 통해 시간을 벌었고, 이에 힘을 얻은 피어엑스의 선수들의 듀로의 알리스타의 W-점멸-Q 연계로 모함, 에이밍, 루시드 3인을 띄우면서 믿을 수 없는 반전이 일어났다.
한타를 통해 에이스를 띄운 피어엑스는 스스로 만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상대 본진까지 한달음에 쇄도해 넥서스를 깨고 귀중한 세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피어엑스의 흐름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DK는 4세트 럼블을 잡은 ‘킹겐’ 황성훈의 특급 캐리에 힘입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황성훈은 홀로 정글과 미드를 압도하는 괴력을 초반부터 발휘하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여기에 힘을 얻은 DK는 교전 마다 피어엑스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면서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