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석이 17년 만에 드라마에 뜬다. 그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통해서다. 배우 최민식, 송강호에 이어 김윤석의 시리즈 성적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윤석은 2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신규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 연출 모완일, 영제 'The Frog', 약칭 '아없숲')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후배 연기자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모완일 감독과 함께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다. '미스티', '부부의 세계'로 드라마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모완일 감독의 신작이자 첫 넷플릭스 시리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본은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가 맡았다.
특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배우 김윤석의 출연으로 방송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과거 드라마에서 활약한 김윤석이지만 2007년 종영한 MBC 연속극 '있을 때 잘해' 이후 17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디즈니+ '카지노'에서 활약한 최민식, 같은 디즈니+ '삼식이 삼촌'으로 드라마에 데뷔한 송강호까지 영화에서 활약한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시리즈에 도전한 가운데 김윤석의 성적표는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 그는 극 중 인심 좋은 펜션 주인 영하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출연 이유에 대해 "늘 하는 이야기지만 대본이 배우한테는 러브레터가 오는 것 같다. 러브레터를 받고 읽어보고 너무 마음에 들면 감독을 만나게 된다. 모완일 감독님과 저는 2005년 정도에 봤다. 20여 년 전에 인연이 있다. 연극만 하다가 카메라에 얼굴을 비춘 거의 첫 작품이었던 것 같다. KBS 미니시리즈 '부활'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때 모완일 감독님도 KBS 입사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조연출을 했다. 그 때 인연이 있었다. 그 때 함께 한 멤버들 인연이 너무 좋아서 20년이 다 지나서 만나도 너무 반갑고 그리운데 그 감독이 제게 대본을 보냈다는 것에 굉장한 믿음과 신뢰감이 있었다. 또 함께 할 배우들도 좋고 '해볼 만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포지션을 잘 잡았다. 저는 퇴직하고 은퇴한 사람이다. 계상씨는 신혼부부고 아이도 있다. 세상을 향해 파이팅하는 사람이다. 저는 끝을 향해 가는 대비되는 지점이 있다. 아픈 아내의 마지막 소원으로 조용히 숲 속 펜션에서 생을 정리하고 싶다는 걸 들어주면서 퇴직금으로 은행 빚까지 지면서 펜션을 짓고 아내와 추억이 담긴 펜션에서 여생을 조용히 살려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어떤 불청객이 나타나면서 그 정도의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하고 나름 임원을 하고 퇴직까지 갔다면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일 거다. 그런데 상상도 못한 정말로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그 때 놀라는 표정이 나오는데 상식으로 해결 안 될 일들이 닥쳐오면서 만만하게 본 모든 것들이 뒤집어지는 끔찍한 일을 겪게된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캐스팅 공개 직후 '김윤석이 불청객일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던 바.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김윤석은 윤계상을 가리키며 "여기도 아니다. '황해'의 면정학과 '범죄도시'의 장첸이 착하게 생긴 얼굴로 바뀌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주로 쫓기는 자와 쫓는 자의 이야기가 쉽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설명드린 것과 이야기를 하자면, 보통의 사람인 어른인 상식 안에서 이성으로 중심을 잡고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시청자 여러분에게 공감대를 얻었어야 했다. 그 부분이 제일 중요했다. 제가 '타짜' 아귀 같은 사람이면 완전히 달라질 거다. 그러나 영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공중도덕도 어겨본 적 없는 것 같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당황하고 닥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 시청자 분들의 공감대를 자아내야 했다. 그 부분이 중요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그는 "영어 제목이 '더 프로그', '개구리'다. 돌을 던진 사람과 돌을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굉장히 균형있게 굴러간다. 저를 끌어당긴 매력이 그거였다. '당한 사람'이 어디까지 가는가. 그걸 놓치지 않고 끝까지 드라마로 보여주면서 우리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이야기라는 게 저를 굉장히 감동시켰다. 그 부분이 가장 흥미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런가 하면 김윤석은 후배 연기자 고민시와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제가 정말 드물게 '남남 케미'를 계속 하다가 이번에 고민시 씨를 만났다. 저는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 계속 저를 괴롭혔다"라고 웃으며 "빈 말이 아니라 앞으로의 필모그래피가 궁금한 배우다. 저 작은 몸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제 딸로 노윤서 씨가 나온다. 노윤서 씨가 제 딸로 캐스팅 돼서 시청자들이 '닮지도 않았는데 저 아버지가 맞나' 싶은데 다행히 아내로 김성령 씨가 나온다. 다행히 내 딸이 외탁을 해서 나온다"라고 너스레를 떠는 여유까지 보였다.
실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평소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윤석이 주인공을, 신예 고민시가 긴장감을 선사하는 관계 역전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이에 고민시는 "서서히 어떤 행동을 하면서 영하가 가진 삶의 균형을 깨려고 한다. 제가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단순히 보이는 행동이나 대사 뿐만 아니라 혼자 있을 때 성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심을 내비치는지에 대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영하랑 있을 때는 무섭게 위협을 한다기 보다는 성아로서의 도발을 해보는, 그런데 도발이 단순한 느낌으로 다가가지 않게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김윤석은 "영하는 모든 걸 다 끌어모아서 펜션에다 바쳤다. 아내와 함께 마지막 펜션을, 살고 있던 모든 집도 정리했다. 펜션이 영하에겐 마지막 삶을 함께 할 동반자 같은 곳이다. 그 곳에서 불청객도 불청객이지만, 본인 스스로 '내가 본 게 정말일까?'라는 생각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접근해나가는데 아주 작은 실수에도 못 벗어난다"라고 강조했다.
김윤석에 앞서 최민식, 송강호 등 걸출한 배우들이 시리즈에 도전해 각기 다른 평가를 받아온 상황. 이 가운데 "저희 배우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좋은 드라마를 받으면 영화 말고 드라마도 하고 싶다고. 그런데 걱정된 건 사전제작이 되지 않는 거였다. 결말을 알면 계산을 해서 갈 수 있는데 모른다는 게 곤혹스럽다. 이제는 사전제작이 충분히 해결이 됐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모완일 감독과의 인연도 있다"라며 그는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이다. 거부할 필요도 없고 또 하나의 장르가 만들어진다. 영화는 영화대로. 뭐 하나가 사라지고 생기고 그런 건 아니다. 그걸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최민식, 송강호 두 분다 본인들의 소신을 갖고 작품에 참여하셨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제가 시리즈 물을 다시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표다. 하나를 고른다면 넷플릭스 시리즈가 글로벌이니까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들의 디테일과 표현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를 위해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함께 한다. 윤계상이 호수가 보이는 모텔의 주인이자 성실한 가장 상준 역으로 함께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기에 고민시가 예정에 없던 펜션 손님 성아 역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러올 전망이다. 또한 이정은은 강력반 에이스 출신의 파출소장 보민 역으로 활약한다.
김윤석과의 협업은 후배 연기자들에게도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윤계상은 "부담 때문에 온 힘을 다했다"라고 웃으며 "확실히 제가 선배님의 굉장한 팬이다. 너무 궁금했다. 연기를 어떻게 하실지. 존재감이 서 계시기만 해도 배우로서 '존재로 연기하시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상상을 많이 했다. 저는 드라마를 봤는데 선배님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드라마를 보면 이 소감이 '다른 연기를 하신다'와 '완전히 섬세함의 끝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윤계상은 "김윤석 선배님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다. 선배님이 왜 이 작품을 선택하셨는지 알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끝으로 김윤석은 "좋은 작품은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사람 만나면 이야기가 나온다. 이 시리즈가 돌려보기가 반복되길 바란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김윤석이 17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첫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금요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이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