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부상을 당했다. 레스터 시티의 홈 구장인 킹파워 스타디움은 최악의 악몽이 됐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레스터 시티와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초반 분위기는 토트넘의 몫이었다.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브레넌 존슨의 감각적인 발리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연계로 기회를 만들었으나 수비진이 한발 앞서 걷어냈다. 전반 13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도미닉 솔란케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이었다.
결국 토트넘이 선제골과 함께 앞서갔다. 전반 29분 손흥민이 수비수 두 명을 끈 뒤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다. 매디슨이 문전으로 올려주자 쇄도하던 포로가 머리로 방향만 바꾸며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토트넘의 첫 골이었다.
토트넘은 전반전 72%의 점유율과 10개의 슈팅을 쏟아내며 레스터를 압도했다. 후반 초반에도 토트넘이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9분 파페 사르의 패스를 받은 솔란케가 추가 골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슈팅도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후반 12분 레스터는 제이미 바디가 동점골을 뽑아내며 균형을 맞췄다.
결국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은 없었고 승점 1점씩 나눠 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벤탄쿠르가 부상을 당했다.
벤탄쿠르는 프리시즌 동안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출전으로 인해 휴식을 취했고 곧바로 시즌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전반에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토트넘은 전반 28분 페드로 포로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시작 12분 만에 토트넘은 레스터의 레전드 제이미 바디에게 헤더로 동점을 허용했다.
1-1로 팽팽한 가운데 후반 26분 상황이 발생했다.
매디슨이 코너킥을 처리했고 벤탄쿠르가 압둘 파타우와 경합 상황에서 머리끼리 강하게 부딪혔다. 그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파타우는 약간의 통증만 호소했지만, 벤탄쿠르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황급히 의료진을 호출했고, 토트넘 의료진은 벤탄쿠르 입에 호흡기를 갖다 대면서 응급 처치에 들어갔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다행히 벤탄쿠르는 의식을 찾았지만, 경기 소화가 불가능해 들것에 실린 채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한동안 의식을 잃었던 벤탄쿠르의 모습에 선수들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경합 상대였던 파타우가 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등 토트넘 선수들도 파타우와 대화를 나누며 걱정하는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 팀 닥터가 벤탄쿠르가 의식을 찾았고 대화를 했지만, 뇌진탕 프로토콜에 따라 관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벤탄쿠르의 부상은 심상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식별될 정도로 얼굴에 변화가 있어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풋볼 런던 알레스데어 골드는 "팀과 함께 걸어나올 때 그의 관자놀이에 2개의 큰 혹이 난 것이 포착됐다"며 충돌 당시 얼마나 끔찍한 상황이었는지를 알렸다. 얼굴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에 크게 다친 셈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2023년 2월 12일 공교롭게도 레스터 시티 원정 경기에서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당시 후반 14분 중원에서 상대 선수와 경합 이후 무릎이 뒤틀리는 큰 부상을 당했고 벤탄쿠르는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
벤탄쿠르는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또다시 큰 부상을 당하면서 악몽의 땅이 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