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음악일주'로 웹툰작가, 연예대상에 이어 음악까지 정복할 수 있을까.
16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에서 신규 예능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약칭 음악일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태오,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참석해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지우 PD, 권락희 PD와 위너 이승훈의 진행 아래 '음악일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일주'는 기안84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가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뜨거운 사랑을 받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약칭 태계일주)' 시리즈의 스핀오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기안84가 '태계일주' 3개 시즌 모두 성공을 거두며 지난해 연말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까지 수상한 바. 여행과 음악을 가미한 '음악일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지우 PD는 "계속해서 재미를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6개월이 지나 '음악일주'로 뵙게 돼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운을 뗐다. 함께 연출을 맡은 권락희 PD 역시 "이번에 기안 형님, 태오 형님과 여행 무사히 마치고 잘 찾아봬서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들뜬 기분을 표했다.
기안84는 "3개 시즌을 했다. 그리고 시즌4를 바로 하면 매너리즘에 바로 빠지지 않을까 싶었다. 원체 여행 예능이 많은 세상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차별성을 두고 있을까 싶었다. 망하면 안 되니까. 그래서 만들어 봤다. 저는 다른 의미로 기대가 많이 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새 멤버로 합류한 유태오는 "제가 감기 몸살에 걸려서 목소리가 안 좋다. 양해 부탁드린다"라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처음에 PD님들과 미팅했을 땐 긴장했다. 이렇게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 제가 참여하게 되면 제가 숟가락을 얹는게 될까 봐. 제가 무슨 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봤다. 여행 프로그램이 인기 많은 건 제가 생각해 봐도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즉흥적으로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모습들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인 것 같다. 배우 입장에서 즉흥적으로 뭔가를 한다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 특별히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그래서 이런 여행 형태가 더 제 버킷 리스트다. 또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PD님들이 안전을 보호해주시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라고 애착을 표했다.
이어 유태오는 "그 전에도 예능을 해본 적이 있었다. 사전미팅 봤을 때 정말 편하게 즐기고 아무 준비 없이 가면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을 비운 상탱로 여행을 시작했다. 기대도 없었고 예상도 없었다. 단 제가 한번 해보고 싶은 건 있는데 빠니보틀, 기안84와 얘기해서 합이 맞아야 갈 수 있는 거였다. 특별한 기대가 없었으니까 변함이 없었다. 그냥 백지 상태로 갔다. 거기서부터 같이 여행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또 사전미팅부터도 기안84와 케미스트리가 있는 것 같다고 편하ㅏ게 느껴졌는데 그게 확인 된 여행이 된 것 같다. 여행 때는 잘 안 맞으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부부싸움처럼 되는데 그러지 않았다"라며 기안84와의 여행을 회상했다.
기안84는 이에 "생각보다 형님이 예술가적인 게 있다. 처음 만나서 하기에도 애매한 얘기들이 잘 통했다. 첫날에도 숙소 오셨을 때 거의 1시간인가 2시간인가 얘기했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1~2시간 얘기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 걸 얘기했다는 게 공감대가 많이 통했던 것 같다. 저는 봤는데 형이 여행지 한 곳에서 너무 꽂히셔서 나는 못 봤는데 한 5번인가 우셨다고 하더라.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그 곳에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그렇게 진정성을 갖고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화답했다.
새 멤버 유태오 발탁 이유에 대해 김지우 PD는 "'음악일주'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시작하다 보니 그에 걸맞게 되는 분이 오시면 좋겠다 생각했다. 음악에 대해 프로페셔널하지 않아도 음악에 진심인 분이셨다. 여행을 가서 같이 영감을 찾고 본인이 영감에 푹 빠져서 전생에 거기 살았던 게 아닐까 그런 얘기도 하시고 여행을 와서 인생이 바뀐 것 같다고 해주셔서 짧은 여행이지만 거기서 변화 포인트를 찾을 정도로 진심으로 임해주신 게 있다"라고 했다.
이어 "기안84님과 유태오 님이 함께 있을 때 두 분이 다르지만 너무너무 비슷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저희 프로그램을 보시면 저런 부분이 비슷하고 저런 부분이 결이 같구나 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 선택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데다 '음악일주' 고정으로 합류한 위너 이승훈도 "두 분이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게 비주얼에서 드러난다"라고 거들어 웃음을 더했다.
'기안84의 음악'이 '음악일주'에 대한 궁금증도 끌어올리는 상황. 이에 대해 기안84는 "저는 41세 아저씨들처럼 락발라드를 좋아하는데 힙합, 데스메탈, 컨트리 많은 걸 경험했다. 꼭 이 음악을 하고 싶어서 보러갔다기 보다 다 한 번씩 그 장르들을 보고 싶었다. 할렘가 같은 곳에서 흑인 분들이 랩하는 곳에서 같이 랩을 하는 것 자체가 여행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 모든 상황들에서 영감을 받았고 곡을 하나 만들었다. 팝 같이 된 것 같다. 어떤 장르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더불어 그는 2년 연속 연예대상에 대해서도 "주시면 고마운데"라고 너스레를 떤뒤 "프로그램이 잘 돼야 하는 거라 알 수는 없다"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이에 김지우 PD도 "상은 항상 감사한데 그걸 바라고 만들지는 않는다. 잘 되면 감사할 것 같다"라며 멋쩍어 했다.
그런가 하면 앞선 3개 시즌과 스핀오프인 '음악일주' 사이 차이점에 대해 기안84는 "제가 모르는 세상에 다이빙해서 지내보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도 다이빙을 해서 그 사람들의 삶도 보고 살 냄새도 맡는데 아쉬운 게 여행은 갔다 오는 거로 끝나는데 이번에는 그 사람들을 마주치고 만나고, 생각했던 걸 하나의 음악이라는 결과물로 남으니까 그게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사실 그래서 '태계일주' 1, 2, 3도 있고 '음악일주'도 있는데 '음악일주'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심이다. 가사도 직접 쓰고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알을 갖고 돌아온 것 같아서 그게 가장 재미있었다"라고 밝혔다.
김지우 PD는 또한 "저희가 여행을 하는 동안 기안84님이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는 작업을 했다. 직접 음악을 대하는 것도 있지만 대자연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에서 영감을 얻으셔서 틈틈이 계속 적으시더라. 그리고 적은 것들을 한국에 있는 작사, 작곡하는 팀에 보내서 교류를 하고 한국에 와서 가사를 거의 다 쓰시고 녹음을 했다. 저희가 공개하는 형태는 방송 초반에 이야기와 곁들여서 방송 중간중간에 음악이 나오고 음원이 나오게 되는 형태다. 이 이야기를 따라 오시면 이야기 속에서 받은 인상적인 장면들을 기안84님의 경험과 섞여서 구체적인 결과물로 탄생하는 과정을 따라가게 된다. 여행 메이트인 빠니보틀, 유태오 님과 함께 만드시기도 해서 짧은 여행 치고는 다양한 세트리스트, 음악을 준비했다 보니 여행과 곁들여서 음악까지 같이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성공한 시리즈의 후광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단 김지우 PD는 "사실 아직까지는 새로운 부담감 보다는 저희가 되게 많이 싸우는데 미친듯이 싸우다가 좋은 것 하나가 나왔을 때 서로 즐거워 하면서 같이 해보자고 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아직은 부담보다는 즐거움이 큰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만큼 음원과 프로그램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까. 기안84는 "음악이 잘 되면 프로그램도 잘 될 것 같고 음악이 안 되면 프로그램도 안 될 것 같다"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에 권락희 PD는 "저희가 얘기한 바로는 음원 탑30 안에 들면 좋겠다. 제 염원은 탐10 안에 들면 좋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김지우 PD는 이어 "얘기한다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저희가 성적 얘기 하는 게 너무 조심스럽다. 몇 위를 하겠다고 만드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가사는 잘 썼다'처럼 재미 위주로 많이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기안84 역시 "순위 공약도 하는데 공약 걸면 대부분 안 되더라"라며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음악일주'는 오는 18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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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