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편성으로 돌아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제작진이 마약 논란의 로버트 할리 부부 섭외부터 아동학대 논란과 연출 의혹에 대해 직접 답했다.
종합편성채널 MBN 예능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제작발표회가 16일 오전 11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윤세영 PD를 비롯해 김용만과 오윤아, 이혜정, 최준석, 정대세가 참여해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와 재출연 이유 등을 밝혔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다. 앞서 지난 1월~2월 5부작의 파일럿으로 방송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세영 PD는 “이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였다. 인생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진짜 이야기가 담겨야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파일럿 때 이혜정 선생님과 정대세 씨 부부가 활약해주시면 정규 편성까지 오게 돼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기대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또 윤 PD는 “가지고 계신 인생의 스토리가 엄청 깊고 길다. 촬영하는 기간이 일주일 내지 길면 보름 정도다. 어떻게 하면 잘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을까가 힘썼던 부분이다. 다행히도 모든 출연진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드러내주셨다. 생각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갈등 상황이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드러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MC 오윤아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됐다. 빨리 우리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헀는데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 기쁘다. 몰입감이 깊다. 나도 너무 빠져 있다. 왜 이렇게 우는 지 모르겠다. 나도 휴지를 옆에 두고 촬영하고 있다. 너무 애정이 가고, 아내 분들 너무 뵙고 싶다. 친한 동생으로 삼고 밥도 사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파일럿에 출연했던 이혜정⋅고민환, 정대세⋅명서현 부부는 이번에도 다시 출연하게 됐다. 이혜정은 “처음 시작할 때는 ’이거 뭐지?’ 하며서 시작했다. 나는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꾸중을 듣더라. 나를 돌아보고, 남편도 돌아보게 됐다. 우리 부부의 삶의 형태를 알게 됐다. ‘우리만 이런가?’ 하고 있을 때 정대세 씨 부부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도, 젊어도 같은 상황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지혜롭게 하는 것도 배웠다. 하는데 어려웠지만 하고 나니까 남은 인생 잘살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 처음 했던 것보다 우리 남편이 얼마나 달라질까 아주 신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방송을 하고 야단이 났다. 고민환 선생님 저랬어? 너무 놀라워하시더라. 남편이 화면으로 자기 모습을 보면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보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많은 생각을 하더라. 한 번도 살면서 내가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화면을 통해서 보다 보니까 서로 생각하는 시간도 생간다. 무조건 나만 당하고 사나 생각했는데 보니까 나도 만만치 않더라. 겉으로 다 웃고 있어도 우리 남편처럼 직접적인 화만 안 내지 다 힘든 일이 있겠다 싶다. 별난 남자 없구나, 이만하면 조금 더 노력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혜정은 재출연인 만큼 자녀와 가족들의 생각도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이혜정은 “가슴이 아팠던 것은 내 자녀들은 다 성장하고 가정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임에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충격받고 걱정하더라. 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꼭 그래야 할 경우도 있지만, 별 남자 없다면 잘 아는 이 남자하고 다시 한 번 좋아지는 노력을 해보자 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라면서, 남편 고명환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변했다고 말했다.
정대세도 “결혼을 한 지 10년이 지나다 보니까, 10년이 딱 변하는 라인이다. 지난 번때와 또 다른 느낌이 생기고 다른 관계가 되고, 아이도 많이 컸다. 내가 이렇게 심했나 알게 됐다. 이런 남자와 결혼한 아내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미안한 느낌이 나더라. 지금 처가살이를 하면서 장인, 장모님과 살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내와 아내 가족까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배웠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신경 쓰고 긍정적인 마음을 배우게 됐다. 다시 나오게 된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재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 정대세는 “객관적으로 나를 보게 돼서 반성하게 됐고 부부관계도 엄청 좋아졌다. 서로 배려하게 됐다. 아내도 화면을 보면서 느낀 게 많더라. 처음 나왔을 때 우리 부부에게 좋은 것들이 많았다. 아직도 남아 있는 뿌리 깊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을 보여드리는 게 맞는지 고민하다가 마음 먹었다. 처음처럼 해결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야구선수 출신 최준석⋅어효인 부부와 마약 논란이 있었던 로버트 할리⋅명현숙 부부가 새롭게 합류했다. 먼저 최준석은 “기분이 뒤숭숭하다. 좋은 취지로 하려고 시작했기 때문에 안 좋은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좋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처음에는 쉽지는 않았다.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살까를 보기보다는 우리 부부가 좀 더 좋아질 수 있는 방향이 뭘까 고민했다. 이걸 하면서 내 모습이 어떤지, 아내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어떤 모습이 있을까 하는 게 궁금했다. 그렇다 보니까 결정하게 됐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말했다.
아내와의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지만 물론 부담스럽고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최준석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운동선수로서 알려져 있었고, 아내와 아이들이 나와야 하는 입장이라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게 우리 부부가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내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결혼 14년차의 최준석 부부는 한 차례 이혼 위기를 겪기도 했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을 통해서 처음으로 이혼 전문 변호사를 만났던 최준석은 “일단 싸움을 하게 되면 나는 말을 안 하고 속으로 삭이는 편이다. 정말 너무 화가 나면 말을 한 마디도 안 한다”라면서, ““상담을 처음 해봤다. 속에 있는 말을 잘 안 하는 편이기 때문에. 한 번씩은 내가 너무 답답할 때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부부간의 이야기를, 어째든 변호사님도 남이니까 남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까 괜찮은 방법이라고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부는 로버트 할리, 명현숙이다. 로버트 할리가 앞서 마약 사건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던 만큼, 제작진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윤세영 PD는
“로버트 할리 씨는 섭외하는 과정에서 제작진도 고민한 부분이 있다. 할리 씨도 출연에 대한 것을 많이 고민했었다. 대중의 시선이 곱지않을텐데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중에 아내 명현숙 씨와 대화하던 중 마약 사건 이후에 부부 관계도 많이 힘들어졌고, 가족관계도 많이 어려운 상황이 있었더라. 그런 부분들을 회복하고 싶다는 말을 눈물을 보이면서 하시는데 진정성 있는 이 프로그램에 적합하겠다는 생각을 해서 출연 섭외를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리 씨는 조심스럽게 접근한 부분이다. 대중적인 시선이 불편하지 않을까에 조심했던 촬영했던 부분이 있지만, 촬영에 들어가자마자 진심으로 촬영에 임하셨다. 할리 씨는 마약 사건에 대한 상황적인 이야기나 그 당시의 이야기를 아내와 가족에게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감없이 이야기해주셨다. 그러면서 가족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시면 우려하시는 부분을 또 다르게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가상 이혼을 통해 이 시대의 부부관계 및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게 하는 파격적인 포맷과 자극적인 에피소드로 관심을 끌었으며, 6개월간의 재정비를 거쳐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이번에는 이혜정⋅고민환, 정대세⋅명서현에 이어 최준석⋅어효인, 로버트 할리⋅명현숙 부부가 가상 이혼 및 솔루션 과정에 참여한다.
가상 이혼이라는 파격, 자극적인 소재인 만큼 이전 파일럿 방송 내내 화제와 논란이 계속됐다. 특히 부부의 갈등과 이혼을 생중계하면서 미성년 자녀들을 학대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서 윤세영 PD는 “아동학대라는 키워드로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제작진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전부터 미성년 자녀들이 이혼이라는 사실에는 접근하지 않게 하자, 노출되지 않게 하자는 것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의 가장 큰 축이 재산 분할과 양육권 문제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적인 노출이 아니라 애둘러 설명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보이지 않았나 싶어서 사과의 말씀드린다. 정규 편성에서는 아이들이 극소수지만 일상생활 정도만 참여하고 이혼의 과정이나 부부간 갈등 요소에서는 최대한 배제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열 장면을 넣은 포스터 등 연출에 대한 의혹도 일었다. 윤 PD는 “포스터는 사실 다른 포스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가편을 하면서 너무 그 장면이 와닿더라. 이 프로그램이 가지는 진정성을 제일 잘 나타낼 수 있는 게 포스터라고 생각해서 그 포스터를 하게 됐다. 연출드린 것은 가상 이혼이란 설정이고, 그 이후의 큰 맥은 동선의 체크 정도다. 대사나 행동 지시가 있거나 하진 않는다. 촬영 들어가면 갑자기 본인들의 생활로 들어가신다. 갈등이나 부부싸움은 진짜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하신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 제작진이 있던 없던 일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다. 진짜로 살아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부부의 합류와 정규편성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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