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이 '특급 유망주' 양민혁(18)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앞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양민혁에게 일단 올 시즌 K리그를 잘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과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를 마치고 다가오는 겨울 토트넘에 합류하는 양민혁을 언급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전혀 쉽지 않다.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해 EPL 10년 차를 맞이한 손흥민은 또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신체,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야 하는 등의 부분에서 완벽한 준비가 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양민혁을 겁주려는 의도가 아니다. 직접 겪은 것을 토대로 현실적인 조언에 무게를 둔 것이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부분”이라며 “K리그에서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선 어린 선수들이 항상 기회를 노린다.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양민혁이 마주할 냉혹한 미래도 꺼냈다.
같은 측면 공격수이기에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리곤 한다.
손흥민은 웃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양민혁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가져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민혁이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위로 점점 올라와야 한단 뜻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나도 열심히 할 것이다. 나부터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양민혁은 지난 달 28일 토트넘과 2030년 6월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까지 K리그 강원FC에서 뛰고 다가오는 겨울 토트넘으로 넘어간다.
양민혁은 이미 토트넘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마쳤다.
그는 지난 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토트넘 대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토트넘 4-3 승)에 팀 K리그 소속으로 왼쪽 날개로 나서 날카로운 슈팅과 드리블로 토트넘 선수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양민혁은 경기 초반부터 재빠른 드리블로 토트넘 수비진을 위협했다.
팽팽히 0-0 스코어가 유지되던 전반 22분 중원에서 패스를 받은 그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수비를 벗겨내고 전진했다. 쭉쭉 나아갔고,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윤도영을 향해 패스를 내줬다. 그러나 득점 찬스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어 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이동경의 전진 패스를 받은 양민혁은 속도를 살려 박스 안으로 전진했다.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전반전을 0-3으로 뒤진 채 마친 팀 K리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대거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양민혁 역시 벤치로 물러났다.
손흥민보다 먼저 양민혁에게 조언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방한 경기를 치른 뒤 “(양민혁은) 전반기에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중요한 것은 후반기에도 활약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현소속팀(강원)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민혁을) 어떻게 기용할지는 앞으로 그가 팀에 합류한 뒤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겠다. 지금은 (K리그에서) 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우리 팀에 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거듭 힘줘 말했다.
양민혁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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