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나은이 착붙 캐릭터로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손나은은 지난 10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책임감 강한 장녀이자 4년 차 대형마트 냉동식품팀 MD 변미래 역으로 '캐아일체' 활약을 선보였다.
이날 버석한 얼굴로 등장한 손나은은 'K-직장인'의 면모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출근 좀비들 사이로 여유롭게 조깅을 즐기던 꿈에서 화들짝 깨며 지각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출근하는 미래의 모습은 고군분투하는 직장인 그 자체였다.
손나은은 편안한 무채색 의상에 고무줄로 질끈 묶은 머리, 공허한 눈빛과 무기력한 걸음으로 직장 생활의 고단함을 드러내 눈길을 사로잡는가 하면, 시식 코너에서 일하는 엄마 애연(김지수)과 환상적인 협동 작전으로 남사장(정웅인)의 마트 기습을 성공적으로 방어해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미래는 "뭐든지 다하며 살면 뭐라도 된다"는 좌우명처럼 월급날 줄줄이 빠져나가는 월세, 카드값, 신용대출 이자에도 불구하고 퇴근길에 가족과 먹을 통닭을 사고 용돈 올려 달라는 동생의 학점을 걱정하는, 그야말로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는 K-장녀. 미래가 이토록 치열하게 살면서 지키고 싶은 행복은 '가족 빌라'에서 엄마, 동생과 함께 지금처럼 사는 것이다.
손나은은 차분한 내레이션으로 미래가 착실한 가장으로 가지는 무게와 가족을 향한 사랑을 오롯이 드러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어린 시절 모든 것이 한 방에 해결됐던 만능 주문. '엄마'라고 외치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됐다"라는 대사와 함께 과거 고등학생, 취업 준비생 그리고 현재 직장인의 모습까지 나이 불문 미래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그려냈다.
특히 미래는 "이젠 내가 그녀의 원더 우먼이 돼 줄 차례였다"라며 엄마를 향한 애틋함에 애정 어린 눈빛을 더해 현실 모녀 케미를 발산하며 뭉클함을 안겼다.
반면 1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아빠 무진(지진희)에게는 미래가 독기 찬 눈빛과 냉철한 말투로 깊은 애증을 드러내 이들의 서사에 궁금증을 더했다.
잦은 사업 실패로 가족을 위기로 내몰리게 한 무진을 향한 원망과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 돌아온 그가 평온한 가정에 균열을 내며 일으킨 대환장 파란 속에서 손나은은 어떤 활약으로 가족을 지킬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가족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드라마다.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JTBC 방송.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