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가 박혜정 선수와의 약속을 지켰다.
11일 오후 6시 30분, KBS2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중계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캐스터 전현무와 이배영 역도 해설위원이 경기장을 찾아 생중계에 나섰다.
이날 중계에 앞서 사전 리허설 현장이 공개됐다. 전현무는 방송경력 22년 중 처음으로 스포츠 중계에 나선 상황. 그는 앞서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역도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났고,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토로하는 박혜정에게 "내가 역도 중계에 참여해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현실이 됐다. 전현무는 같은날 방송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서도 첫 캐스터에 도전하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런 긴장감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원래 국내 중계를 계획했는데 제가 참여하면서 현장 중계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KBS 스포츠국에서 캐스터 제안이 들어왔을 당시 역도 중계를 역제안한 사실이 밝혀져 의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덕분에 역도가 많이 알려질 것 같다"고 감사해 했고, 전현무는 "혜정이 아비의 마음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가 막을 올렸다. 아레나 파리 쉬드 6 경기장을 찾은 전현무는 "지금 이제 드디어 그녀의 시간이 왔다. 믿었던 그녀가 해내는 시간이 왔다. 대한민국 역도 역사 새롭게 쓸 대한민국 마지막 역사 박혜정 선수의 경기 중계해드리겠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박혜정 선수 때문에 파리로 날아온 첫 인생 도전 캐스터 전현무다. 오늘 이배영 해설위원과 함께하겠다"며 "여기가 아레나 파리 쉬드라는 경기장인데 총 6000명 수용 가능한데 벌써 시작전부터 2/3가량 많은 관중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오늘 드디어 대망의 박혜정 선수가 경기를 펼치게 된다. 사실 중국 선수가 생각보다 기록이 조금 높다. 공식적 기록 높은데 역도 경기는 당일 컨디션이 너무 중요하다. 오늘 컨디션에 따라서 박혜정 선수가 리원원 선수를 이길지 그점을 주목해서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전현무는 "가장 최근 기록만 봤을때도 리원원 선수가 총량이 30kg정도 더 높다. 하지만 역도가 그날 컨디션과 분위기를 타는거 아니겠냐. 중국 스즈융 선수가 무난히 금메달 딸거라 생각했지만 실격패를 당했다"며 "(박혜정 선수와) 개인적으로 메시지 나눠봤지만 컨디션 너무 좋고 멘탈이 저보다 누나다"라고 응원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전현무는 "관중이 꽉 찼다. 만원이다"라고 현장 열기를 전했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열기가 너무 뜨겁다"며 "박혜정 선수 프로필이 나오는데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다 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고 소개했다.
이에 전현무는 "제가 항저우 가서 봤다. 아주 환호하는 모습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박혜정 선수 지금처럼 잘 이어가면 좋은 성적 있을 것"이라며 "저당시 기억나는게 흔들림 없고 뭐하나 불안한 감이 없었던 기억 난다. 저 마지막 세리머니의 팬이다. 오늘도 볼수있길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전현무는 앞선 역도 경기에 대해 "배심원단이 좀 야속했다. 김수현 선수 경기에서 세번이나 리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역도를 5명 출전했는데 4선수가 훌륭한 경기를 보였지만 아쉬운 성적을 냈다. 막내 박혜정 선수가 분위기를 확 바꿔줬으면 좋겠다. 저 여유 봐라. 웃지 않냐. 중요한 경기 앞두고 웃는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응원했다.
이후 전현무는 선수들에대해 소개는 물론 경기력에 대한 분석을 전하며 아나운서 출신이자 프로 방송인 답게 차분하게 캐스터 역할을 수행했다. 전문가의 시점으로 경기를 설명하는 이배영 해설위원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리액션을 하는 등 적절한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중계를 이어갔다. 이어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에콰도르 선수를 보고 "저도 역도 중계 즐겨보겠다. 부담감을 떨치고"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박혜정 선수는 인상에서 최종 131kg를 기록, 용상에서는 2차에서 168kg까지 성공했지만 3차에서는 아쉽게 실패했다. 이에 박혜정 선수는 총합 299kg으로 은메달을 확정지었다. 전현무는 "사전 인터뷰때 첫 올림픽에서 메달 따고 4년 뒤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다"며 "본인 목표는 이룬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혜정 선수에게 약속했던 멘트를 하겠다. 믿었던 박혜정이 해냈다. 그리고 믿었던 박혜정 앞으로도 쭉 믿겠다. LA 올림픽 금메달 정조준해서 쉼없이 훈련해주시고 은메달 대단하다. 메달 색이 중요한게 아니라 지난 대회보다 나아졌다는게 중요하다. 앞으로 4년 뒤가 더 좋아질거고 저는 뒤에서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기뻐했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장미란 선수도 은메달부터 시작했다. 앞으로도 금메달 또는 더 많은 목표를 위해 달려갈수있는 멋진 모습 오늘로써 시작이다"라며 "오늘 한국 신기록 다 깼다. 한국의 첫 메달 따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고, 전현무는 "희망을 지금 표정에서 봤다. 전혀 아쉬워하고 가슴아파하지 않고 4년뒤 벌써 내다보는듯한 느낌으로 희망차고 밝은 모습 보여준데서 한국 역도의 희망 봤다. 막내 혜정이가 해낸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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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