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탁구가 중국에게 무너졌다.
남자탁구대표팀은 7일 오후 5시(한국시간)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치러진 단체 8강전에서 중국에 패했다.
한국은 전날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과 똑같은 구성으로 출전했지만, 상대 팀 전력에서 차이가 있었고, 결과는 그대로 반영됐다. 중국에게는 비교적 생소했을 구성으로 도전한 장우진-조대성 조가 첫 매치에서 기선을 잡고자 했으나, 중국탁구 신구에이스가 뭉친 마롱-왕추친 조가 여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마롱-왕추친 조는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세계적인 페어다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치러진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준우승에 올랐던 조합이다. 장우진-조대성 조가 게임을 따내지 못하고 패했다.
복식에서 승기를 잡고 단식으로 이어가야 하는 필승전략이 무너지자 한국대표팀은 더 이상 힘을 쓰기 어려웠다. 2매치에 나온 임종훈(27‧한국거래소)이 이번 올림픽 개인단식 금메달리스트 판젠동과 접전을 펼쳤으나 한 게임을 따내는 것으로 만족했고, 3매치에서는 장우진(28‧세아)이 2월 부산세계선수권대회 4강전 첫 매치에서 이긴 적이 있었던 세계1위 왕추친과 맞서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역시 한 게임 득점에 그쳤고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한국은 내리 세 매치를 내주면서 경기를 이어갈 기회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 최종 매치를 준비했던 조대성(21‧삼성생명)은 결국 올림픽 단체전에서의 단식은 실전 경험을 쌓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다시 한 번 메달 없이 마쳤다. 개인전에선 임종훈이 신유빈과 함께한 혼합복식 동메달로 한국탁구 올림픽 노메달 흐름을 12년 만에 막아냈으나, 남자 개인단식에 출전한 장우진은 8강전에서 휴고 칼데라노(브라질)에게 패해 진한 미련을 남겼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조대성은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올림픽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첫 경기 64강전에서 미국 선수 카낙 자에게 패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이후 올림픽 포디움과 인연이 끊긴 남자탁구의 노메달 기록은 결국 3회 연속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2016년 리우, 2020년 도쿄에서 연속 4강에 올라 4위로 메달 직전까지 갔던 단체전은 이번 올림픽에서 8강에 그치며 한 계단 내려서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최강 중국과 일찍 만난 대진의 불운도 있었으나, 올림픽 이전 준비과정에서 4강 시드를 확보하지 못한 게 애초의 원인이었다. 파리에서의 여정은 끝났고, 이제는 4강권 이상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다. 파리올림픽 목표 달성은 실패했으나 다시 도약하기 위한 동력까지 잃어서는 안 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한국탁구대표팀 전체 올림픽 여정은 아직 남아있다. 단체전 4강에 오른 여자팀이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가 선전 중인 여자대표팀은 8일 밤 10시(한국 시간) 중국과의 4강 맞대결을 시작으로 10일 열리는 메달결정전까지 경기를 이어간다. / jasonseo34@osen.co.kr
[중국 3대 0 대한민국]
MA Long-WANG Chuqin 3(11-5, 11-9, 11-5)0 장우진-조대성
FAN Zhendong 3(11-7, 9-11, 11-9, 11-6)1 임종훈
WANG Chuqin 3(11-7, 6-11, 11-8, 11-9)1 장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