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28, 용인시청)의 경쟁자가 병마로 낙마하는 일을 피했다. 잔마르코 탐베리(32, 이탈리아)가 신장결석 증세를 딛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높이 뛰어오를 예정이다.
탐베리는 7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도전이 받아들여졌다! 내일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어떤 모습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선언했다.
이어 그는 "물론 3일 전에 발생한 일이 모두 사라질 순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난 항상 마음과 머리가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제 증명할 때가 왔다!"라며 "지금 당장은 여러분의 응원이 꼭 필요하다. 여러분이 나의 힘이다. 그 어느 때보다 그 힘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탐베리는 지난 2021 도쿄 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3년 전 2m 37을 뛰어넘으면서 무타즈 바르심(카타르)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탐베리는 동률 상황에서 '점프 오프'로 단독 금메달을 결정하는 대신 바르심이 제안한 대로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후 바르심은 탐베리에 대한 존경심으로 한 제안이라고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탐베리는 이번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우상혁과 바르심,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 등과 금메달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올 시즌 최고 기록도 2m 37로 도쿄에서 우승했던 기록과 같고, 우상혁의 2m 33보다 높다. 통산 최고 기록은 2m 39다.
하지만 탐베리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개회식부터 황당한 불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 기수로 나선 그는 보트 위에서 국기를 열심히 휘두르다가 결혼 반지를 센 강에 빠뜨린 것.
당시 탐베리는 "결혼 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원한다면 당신의 반지도 강에 던져서 영원히 함께하게 하자. 다시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라며 아내에게 낭만 있는 사과를 전했다.
또한 탐베리는 더 큰 금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금메달을 약속했다. 하지만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신장결석이라는 예상치 못한 병마를 맞닥뜨리면서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탐베리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응급실 침대에서 치료받는 본인 사진을 올리며 "믿을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신장 결석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가 모든 걸 바쳐 준비해 온 경기를 사흘 앞두고 38.8도의 열로 인해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탐베리는 고열 때문에 파리행 비행기도 미뤄야 했다. 그는 원래 7일 오후 5시 시작되는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번 대회는 예선에 참가한 31명 중 상위 12명이 결선에 진출해, 11일 오전 2시 10분 1위의 주인공을 가린다.
하지만 탐베리는 몸 상태가 워낙 안 좋은 만큼 비행기 탑승도 무리였다. 탐베리는 "큰 꿈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행기를 연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올림픽 출전 무산만큼은 피한 탐베리다. 그는 "올림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내 상태가 어떻든 마지막 점프까지 영혼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던 만큼 다시 한번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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