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가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4강까지 순항했다. 6일 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8강전에서 유럽 강호 스웨덴을 제압했다. 스웨덴은 전날 상위 시드 홍콩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으나 한국 선수들의 탄탄한 대응은 배겨내지 못했다.
한국탁구 승리 공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신유빈-전지희 조가 첫 매치 복식에서 상대 필리파 베르간드-크리스티나 칼베리 조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이어진 단식에서 이은혜(29‧대한항공)와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차례로 나와 승점을 챙겼다. 전날 브라질전에서도 단식경기에는 출전할 기회가 없었던 신유빈(20‧대한항공)은 스웨덴전에서도 환한 표정으로 벤치만 달궜다.
이 날 하이라이트는 2매치에서 상대 에이스인 수비수 린다 베리스트룀을 잡은 이은혜의 활약이었다. 이은혜는 경기 초반 백핸드 롱-핌플 구질에 적응 못해 고전했으나 2게임부터 상대의 포어코스를 적극 공략하면서 흐름을 반전시켰다. 2게임에서 첫 게임과는 정반대 양상을 연출한 뒤 서로의 구질을 노출한 채 맞붙었던 3, 4게임에서는 연속 듀스 접전을 벌여 승리했다. 4게임에서 먼저 내준 게임포인트를 뒤집고 승리한 이은혜는 그대로 주저앉아 감격했다.
전지희가 스웨덴 최고 랭커 크리스티나 칼베리를 상대한 3게임에서 초반 상대의 파워에 밀려 고전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던 것도 상대 핵심을 무너뜨린 2매치 승리의 영향이 컸다. 전지희는 첫 게임을 내줬지만 2게임을 듀스 끝에 잡아내 균형을 이룬 뒤 이어진 3, 4게임을 모두 잡아 승리했다. 한국의 3대 0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전지희는 주먹을 불끈 쥐고 특유의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탁구는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만날 상대는 7일 밤(한국시간) 경기를 치르는 중국과 대만의 8강전 승자다. 아무래도 최강팀 중국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대표팀은 누가 올라오든 도전자의 마음으로 맞부딪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여자탁구가 올림픽 단체전 4강에 진출한 것은 4위를 기록했던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오랜만의 4강 진출을 이뤄내며 충천한 사기도 강한 동기를 부여해줄 것이다. 게다가 한국 여자탁구의 단체전 메달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이 유일하다. 내친 김에 16년 만의 메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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