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한 팔 탁구 선수' 브라질 여자 탁구 선수 브루나 알렉산드르(29)를 향한 것이었다.
알렉산드르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한국과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서 브라질 탁구 대표팀 중 한 명으로 참가했다.
오른팔이 없는 알렉산드르는 지울리아 다카하시와 팀을 이뤄 첫 경기에 나섰으나 신유빈(20, 대한항공)과 전지희(32, 미래에셋증권)가 짝을 이룬 한국에 0-3으로 완패했다. 알렉산드르는 4번째 단식 경기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은혜(29, 대한항공)를 넘지 못한 채 역시 0-3으로 돌아서야 했다.
알렉산드르는 생후 3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으로 오른팔을 절단해야 했다. 이 때문에 왼팔을 사용하는 알렉산드르는 다른 선수와 달리 탁구채위에 공을 올린 뒤 공중으로 높게 띄우는 스카이 서브를 구사한다.
비록 8강에서 탈락했으나 알렉산드르의 얼굴은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 경기를 지켜 본 관중들도 장애를 딛고 최고 무대에 나선 알렉산드르를 향해 기립 박수로 격려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마이인포'에 따르면 알렉산드르는 경기 후 브라질 국가대표로 출전한 것에 대해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세계의 포용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팔이나 다리가 하나라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얻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나와 올림픽위원회, 팀 전체, 브루나 다카하시와 지울리아 다카하시를 응원해주는 모든 프랑스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는 관중들의 응원에 대해 "정말 멋졌고, 정말 행복했다. 프랑스 팬들이 브라질을 이렇게 많이 응원해줄 줄은 몰랐다"면서 "내게는 정말 특별한 날이었으며 이 꿈을 다시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 실현한 이 꿈을 앞으로 더 많은 날 동안 축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알렉산드르는 "패럴림픽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올림픽에 계속 출전하고 싶다"면서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고 2028년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까지 계속 도전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앞으로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으라"면서 "처음 7살에 탁구를 치는 것, 특히 한 팔로 서브를 넣는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은 29살이 됐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그는 "2022년 브라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작년 칠레서 열린 팬 아메리칸 게임서 뛰었다. 22년의 선수 생활 끝에 오늘은 올림픽에 와 있다. 그러니 여러분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것에 대해 "탁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이 올림픽에 진출하는 것은 스포츠와 장애인 포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나는 스포츠가 매우 좋은 길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나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장애인들과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과 브라질의 포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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