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연속이다.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후보' 잔마르코 탐베리(32, 이탈리아)가 이번엔 예선을 코앞에 두고 고열로 실려갔다.
탐베리는 5일(이하 한국시간) 소셜미디어에 응급실 침대에서 치료받는 자기 사진을 올리며 "믿을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신장 결석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내가 모든 걸 바쳐 준비해 온 경기를 사흘 앞두고 38.8도의 열로 인해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탐베리는 고열 때문에 파리행 비행기도 미뤄야 했다. 그는 원래 7일 오후 5시 시작되는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번 대회는 예선에 참가한 31명 중 상위 12명이 결선에 진출해, 11일 오전 2시 10분 1위의 주인공을 가린다.
하지만 탐베리는 몸 상태가 워낙 안 좋은 만큼 비행기 탑승도 무리였다. 탐베리는 "큰 꿈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행기를 연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뿐"이라며 "올림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내 상태가 어떻든 마지막 점프까지 영혼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탐베리는 지난 2021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3년 전 2m 37을 뛰어넘으면서 무타즈 바르심(카타르)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탐베리는 동률 상황에서 '점프 오프'로 단독 금메달을 결정하는 대신 바르심이 제안한 대로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후 바르심은 탐베리에 대한 존경심으로 한 제안이라고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탐베리는 이번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국의 우상혁과 바르심,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 등과 금메달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올 시즌 최고 기록도 2m 37로 도쿄에서 우승했던 기록과 같고, 우상혁의 2m 33보다 높다. 통산 최고 기록은 2m 39다.
다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운이 따르지 않는 모양새다. 탐베리는 앞서 개회식에서도 황당한 불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 기수로 나선 그는 보트 위에서 국기를 열심히 휘두르다가 결혼 반지를 센 강에 빠뜨린 것.
당시 탐베리는 "결혼 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원한다면 당신의 반지도 강에 던져서 영원히 함께하게 하자. 다시 결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라며 아내에게 낭만 있는 사과를 전했다.
또한 탐베리는 더 큰 금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금메달을 약속했다. 하지만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병마를 맞닥뜨리면서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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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잔마르코 탐베리 소셜 미디어.